[틈새정보] ‘지름신’이 강림했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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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아이(eye) 쇼핑’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충동구매족’이 그들. 하지만 아무리 알뜰한 사람이라도 가끔 충동구매를 하게 마련이다. 서울대 석사학위 논문 ‘충동구매 자기합리화 기제 연구’에 나오는 유형 5가지를 간추렸다.


“헉! 오늘도 질러버렸다.” 이른바 ‘지름신(충동구매자가 믿는 가상의 신)’이 당신 몸 안으로 강림하는 순간이다.

사람들은 왜 충동구매를 하는 것일까? 이에 관련한 한 석사학위 논문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8월8일 발표된 서울대대학원 소비자학과 김희정 씨의 석사학위 논문 ‘충동구매 자기합리화 기제 연구’에 나오는 충동구매 자기합리화 유형 5가지를 정리했다.

01. 자아방어형 물건을 사고 나서 그 제품의 필요성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유형을 ‘자아방어형’이라 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을 일단 존중하려 애쓴다. 일반인 상대 설문조사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2.75점으로 1위를 차지한 유형이다. ‘자아방어형’인 40대 여성 오유미(가명) 씨는 “예뻐서 사긴 샀는데 아직 할부가 5개월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면 답답해진다. 볼 때마다 후회할까 봐 보이지 않게 서랍에 넣어버렸다”고 말했다.

02. 제품속성형 두 번째로 자주 나타나는 유형은 ‘제품속성형’이다. 싼 물건만 보면 못 참는 성격의 사람들이 이 유형의 대표주자들이다. 경제적인 이익이나 제품의 희소성에 많은 가치를 두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 유형에 속한다. ‘제품속성형’ 사람들 중에는 “한정 판매로 나온 물건을 샀으니 후회는 없다” “50%나 할인이 된 가격으로 구매를 했으니 부담 없이 쓰다가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등의 답변이 많았다.

03. 책임회피형 “다른 사람이 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나도 사버렸어.” ‘책임회피형’ 구매자들의 전형적인 변명이다. 이 유형의 소비자는 자신의 의지보다 타인의 구매 패턴에 끌려 다니는 경향이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던가? 옆에 있는 친구가 사면 자신도 덥석 사 버리고 마는 사람들이나 매장 점원이 부추기면 어쩔 줄 몰라서 확 질러버리는 사람들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04. 정서위안형 주변을 둘러보면 구매 행위 자체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른바 ‘정서위안형’의 소비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다. 30대 남성 장인철(가명) 씨도 그런 사람 중 한 명. 그는 “스트레스 받으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만다”면서 “포장조차 안 뜯을 때도 있지만 물건을 사면서 스트레스가 좀 풀린다”고 말했다.

05. 타인지향형 ‘타인지향형’은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점수인 2.20점을 받았다. 그만큼 이런 유형의 충동구매는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타인지향형’의 사람은 어떤 구매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논문에 따르면 ‘내가 안 쓰면 다른 사람에게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가령 자신에게 별로 필요 없는 옷을 샀다가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해 버리는 식이다.

<월간중앙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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