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선 퇴색 … 혼탁 선거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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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左), 손학규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합동연설회에서 다른 후보의 연설을 듣고 있다. [청주=조용철 기자]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정동영.이해찬.유시민.한명숙 경선후보가 제주에 이어 10일 충북 청주에서 2차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공격하는 한편 경쟁자를 향해 직설적인 비판을 가했다.

추첨 순으로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정동영 후보는 "평생을 자신의 재산 증식과 영달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왔고, 머릿속에 돈과 땅 말고 들어찬 게 없는 이명박 후보에게 하늘이 (대통령이 될) 기회를 줄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씨는 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해도 좋다, 해선 안 된다, 기왕 갔다 올 거라면 차기 정부에 부담 주지 말고 다녀오라는 등 오락가락해 반(反)평화적이고 반시대적인 철학의 빈곤을 드러냈다"고 공격했다.

이어 등단한 유시민 후보는 정 후보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유 후보는 "정 후보는 사실상 지난 5년 동안 대선운동을 했는데, (지지율이) 5%면 50%까지 가는데 50년이 걸린다"며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이미 끝나 있는 후보라고 감히 주장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손 후보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에서 3등 했던 후보를 본선에 내보내 (한나라당) 1등 후보와 붙여 이기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이 후보에 대해선 "이해찬 후보가 총리로 안 계셨으면 (행정복합도시 추진이) 잘 안 됐을 것"이라며 청중의 박수를 유도했다. 예비경선 1, 2위를 한 손.정 후보를 공격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자 같은 친노 성향인 이 후보를 치켜세운 것이다.

셋째로 연단에 선 손 후보는 "서울이라는 국제적 브랜드는 한국의 경쟁력을 위해 지켜져야 하기 때문에 '행정수도'를 만든다고 하면 여러분 앞에서조차 괜찮다고 할 수 없다"며 "그러나 경기도지사 시절 과천의 경제 부처가 몽땅 옮겨가는 계획임에도 '행정복합도시'에 대해선 앞장서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발적 경선 참여가 퇴색하고 조직 선거, 동원 선거가 되고 있으며 혼탁 선거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을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손학규 후보처럼 반대한 사람도 있었다"며 "손 후보는 다시 한번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이전특별법) 위헌 결정은 있지도 않은 관습헌법으로 만든 것이어서 바른 결정이 아니었다"며 "다시 행정수도가 될 수 있도록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 청양 출신인 이 후보는 "충청도는 1997년과 2002년 모두 평화민주세력을 당선시켜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 충청도 표가 어디 가겠느냐"며 지역 표심을 자극했다.

한명숙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는데, 신당 다섯 후보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30%가 채 되지 않는다. 민주개혁정부가 막을 내릴 수 없는 만큼 뭉치자"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sunty@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청주 합동토론회 말말말

▶손학규="무늬만 국민경선이지 조직선거.동원선거가 되고 있다. 청와대 권력층의 개입도 농후화하고 있다. 권력 기관의 압력에 눌려 자존심과 정치적 소신을 스스로 짓밟는 부끄러움을 갖지 말자."

▶정동영="수구보수 세력에 갇혀 있는 이명박 후보에게 나라를 넘겨주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죄를 짓는 것이다. 재산 증식과 영달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온 그에게 하늘이 기회 줄 일은 없다고 확신한다."

▶이해찬="고향이 청양이라 충청도 사람들 잘 아는데, 요즘 만나 도와 달라면 '지가 뭐 아남뉴' 한다. 중요하니까 도와 주셔야 한다면 '잘 되겄죠' 이런다. 그게 아니고 뽑아 달라고 하면 '지 표가 어딜 가남뉴' 하는데, 충청도 표가 어딜 가겠나."

▶유시민="이명박 후보는 충청도에선 대통령 자격이 없다. 행정수도 반대해 서울에서 표 많이 받아 한나라당 후보 된 사람이다. 그때 경기도지사 하던 분도 행정수도 반대했는데 (신당)경선 후보로 와 계시다."

▶한명숙="남성 여러분 산업화 시대를 이끄느라 수고했다. 21세기는 여성의 따뜻함과 포용.부드러움이 필요한 시대다. 얼마나 많은 세계의 여성지도자가 나라를 부강하고 따뜻하게 이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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