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안전.환경위생 소홀-消保院 실태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부산 구포동의「J어린이의 집」은 놀이터 옆이 안전난간도 없이높이 5m나 되는 낭떠러지 축대로 돼있어 보기에도 아찔하다.또서울 수유동 상가내에 있는「H놀이방」은 유아들이 상가의 불결하고 악취심한 대중화장실을 쓰게 돼 있어 화장실 가기를 싫어하고있다. 이처럼 국내 대도시의 유아(6세미만)보육원(속칭 놀이방)들중 상당수가 유아들의 안전.환경위생.편의성등은 뒷전에 둔채 운영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서울.부산.광주.대전등 4개 도시의 1백21개 보육원과 원아보호자 1백30명에 대해 실시한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유아중 30%가 안전사고를 당한 일이 있고 보육원의 39%가 사고위험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중 유아들에게 가장 위험한 차량통행이 빈번한 자동차도로에 인접한 곳이 34곳(72%)으로 가장 많았다.공장.공사장부근도 각각 4곳과 3곳,옆에 오염된 개천.배수지가 있는 곳도2곳이었다.
또 48곳은 유아들의 창문추락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창살을 설치하지 않았고 가파른 옥외계단이 37곳에나 있었으며 축대.낭떠러지가 있는 곳도 10곳이나 됐다.
안전사고를「연중 3~4회 경험」도 7명(18%)이나 돼 잦은사고율을 보이고 있으며「연중 1~2회 경험」이 14명(36%),연1회 미만이 10명(26%)이었다.
또 화장실 변기중 아동용을 구비한 곳이 66곳(55%)뿐으로나머지는 모두 성인용을 설치,아동의 편의를 전혀 무시한 시설이었다. 원아보호자중 48%가 보육원생활중「질병에 걸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중 감기.독감이 가장 많아 74%를 차지했다. 다음으론▲소화기질환 8%▲화상.동상.눈병.신경계가 각각5%▲기타 8%의 순.
조사를 맡았던 소보원의 崔용진 과장(안전3과)은『보육시설의 안전및 환경위생관리에 대한 규칙등을 마련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李起俊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