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암 李應魯展 참석차 귀국 미망인 박인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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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故 李應魯화백의 부인 朴仁景씨(68)가 호암갤러리가 준비하고있는 「고암 이응로전」(4월29일~6월19일)에 참석하기 위해최근 프랑스에서 25년만에 귀국했다.
67년 남편과 함께 東伯林사건에 연루돼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 69년 사면과 동시에 유럽으로 되돌아간 이후 공식적으로는첫 고국방문인 셈이다.
동백림사건 이후에도 77년 白建宇-尹靜姬부부 납치기도사건,北韓에서의 이응로전 등으로 인해 그동안 고국과 단절된 상태에 있었던 朴씨의 이번 일시귀국은 정부와의 갈등과 관련한 일종의 정치적인 解禁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번 회고전에 대해 朴씨는 『오랫동안의 격리상태로 인해 벌어진 국내미술계와의 간격을 메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전시작품도 파리시대 33년간의 작업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는 미공개작품을 대거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朴씨는 과거의 정치적사건들에 대해서는 『이번 전시에서 볼 수있듯이 그같은 경험으로 말미암아 생산된 작품들이 없지는 않지만그 사건들은 우리 부부의 창작시간과 에너지를 너무많이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李화백에 대한 감정을 묻는 질문에는 『솔직하고 거짓말을 못하는 성품이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고 무엇과도 야합하지 않는 점이좋았다』는 회상으로 대신했다.
최근 센강변에 마련한 한옥을 포함한 3천여평규모의 고암미술관겸 기념관 건설공사를 시작해 2년뒤에는 인상파화가들의 미술관이늘어선 센강변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할 예정이다.
현재 등록된 소장작품은 2백여점.이중 1백4점이 이번 국내전에 선보인다.
朴씨는 요즘도 간간이 살롱전에 출품하며 붓을 놓지않고 있고 외아들 이융세씨(38)역시 프랑스에서 화가로 활동중이다.
〈鄭淵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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