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茶밭-화개장터가 시발점 꽃구경 겸해 가볼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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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매년 봄 穀雨(올해는 4월20일)를 즈음해 파란 새순을 따 만든 雀舌茶를 마시는 일은 차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차를 마시는 문화가 생활 깊숙이 정착해가면서 차밭을 찾아 차나무의 여린 새싹을 감상하고 차의 제조과정을 지켜보는 차밭여행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특히 야생 차밭으로 유명한 지리산 근교는 이맘때면 꽃구경도 하고 지천으로 널려있는 차밭을 구경하기 좋아 차애호가들에게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이들이 찾는 곳은 대규모 차밭을 갖고 본격적인 차생산을 하는생산현장들.이곳에 가면 파랗게 펼쳐진 차밭에서 바구니에 차잎을따넣는 아낙네들의 정겨운 모습을 대할 수 있으며 가마솥에 차잎을 넣고 볶는등의 제조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또 즉석에서 茶道에 따라 차를 달여 먹으며 차에 얽힌 얘기도접할 수 있어 여행 자체가 문화적인 풍미를 함께 갖추고 있다.
차밭은 지리산 입구인 화개장터에서 신흥에 이르기까지 10여㎞의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는데 특히 쌍계사 주변은 대나무숲의 이슬을 먹고 자란 차나무들이 밀집해 있다.
생산현장으로는 하동군화개면탑리의 화개制茶(이하 지역번호0595-○832145),정금리 지리산제다(○824900),용강리 쌍계제다(○832449),운수부락 삼진산업(○832511),악양면봉대리의 청학다원(○833173)등이 비교적 규모가 크다.
연간 1백g짜리 녹차 3만통을 생산하는 삼진제다의 경우 3천여명의 회원이 신선한 차를 정기적으로 공급받고 있으며 매년 5천여명의 애호가들이 이곳을 방문한다는 것.대표 金鍾官씨는 이들에게 차 만드는 방법을 보여주고 즉석에서 다도에 따 라 차마시는 예법도 안내해준다.
차맛은 장맛처럼 만드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맛이 달라진다는것이 金씨의 주장이다.
서울 민족문화생활연구소((744)5603)의 경우 오는 30일~5월1일 청학다원을 방문하는 생활문화기행행사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한다.청학다원의 朴화봉대표는 교사로 정년퇴직한후 차에 심취해 차밭을 자주 방문하다 아예 이곳에서 차 밭을 가꾸기시작했다.현재는 연간 1천통을 생산하고 있다.
차는 차나무의 잎을 원료로 해 가공한 산품을 일컫는데 무발효차인 녹차,반발효차인 오룡차와 철관음,완전발효차인 홍차등으로 나뉜다. 같은 녹차의 경우라도 가마솥에 볶아 만든 부초(釜炒)茶,쪄서 말린 증(蒸)茶,데쳐서 말린 자비(煮沸)茶로 나뉜다.
朴대표는 『녹색을 띠는 부초차는 8~9회이상 가마솥에 볶음으로써 수분을 제거하고 산화효소의 작용을 제한해 만든 무발효차로최고로 꼽힌다』고 했다.시중에 많이 나도는 증차는 짙은 초록색.茶현장에서는 즉석에서 茶와 茶器를 구입할 수도 있는데 茶의 원료,만드는 방법의 차이에 따라 2만~7만원 수준으로 다양하다. 〈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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