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 5連敗 선동열 만루砲맞고 꼴찌팀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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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해태가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초반에 5연패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해태 왜 이러나.
특히 18일 삼성에 당한 역전패는 쓰라리다.
해태 金應龍감독은 이날 더이상 패배를 당하면 위험하다는 판단아래 필승의카드 趙啓顯-宣銅烈(6회)을 마운드에 올렸다.그러나宣이 柳仲逸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또다시 패배를 기록하게 되자 金감독은 자못 심각해졌다.
태평양에 3연패당했을 때만해도 그는『초반인데…』라며 느긋했었다.내심 언제고 조계현이나 선동열을 마운드에 올리면 연패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金감독은 20일 아침에야 비로소 지난밤 패배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삼성이 2차전에 최근 가장 컨디션이 좋은 좌완 金泰漢을 선발로 예정해 놓고 있는데다 해태에는 마땅한 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연패에는 이유가 있다.
해태도 태평양과의 1차전에서 5-1로 뒤지다 5-5까지 따라붙어 특유의 역전 무드를 잡았으나 무사1,2루의 계속된 찬스에서 鄭成龍이 때린 총알 같은 타구가 태평양 1루수 金敬起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가면서 운명처럼 연패의 그림자 가 드리워졌던 것이다.
연패가 무서운 것은 패배 자체가 아니라 또 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커지는데 있다.
해태의 연패는 운이 나빴기 때문이라기보다 투수진,특히 기둥인선동열.조계현이 아직 완전한 구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趙는 연봉협상이 늦어져 겨울훈련을 제대로 못했고 宣도 일본 진출설에 마음을 빼앗겨 열의가 많이 식어 있다.
공격력의 부진도 연패의 원인이다.
해태는 현재 타율 (0.245,7위)이나 득점력(25점,7위)이 모두 하위권이다.
가장 활발한 타격을 보인 LG(타율 0.316,득점 57)와는 천양지차다.
이밖에 7개구단 감독들의 포위 공격도 커다란 부담이다.
김응룡감독도 개막이전에 이같은 기류를 느낀듯 『해태를 집중 공격한다는데 걱정』이라고 말했었다.
올해 타구단 감독들,특히 젊은 감독들 사이에 해태를 더이상 피해가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그들은 과거 재일동포 선배감독들이 해태전을 소극적으로 치르다 결과적으로 한국시리즈를 독식하도록 방조한 셈이 됐다며 더이상 해태의 독주를 용납할 수 없다는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된 것이다.
이에따라 올해 이들은 해태전 첫판부터 무조건 팀 최고 투수를투입,정면승부를 걸어오고 있다.따라서 해태의 고전은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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