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투자기관 자회사/102곳 곧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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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봉급·휴일 일반기업보다 많고/「낙하산 인사」등 부조리도 여전/감사원
감사원은 18일 정부의 개혁정책에도 불구하고 인사·경영면에서 극심한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정부투자기관 산하 1백2개의 자회사들에 대한 성과감사에 곧 착수키로 했다.
감사원은 현재 산업은행·담배인삼공사 등 23개 투자기관의 자회사중 특히 인사부조리가 많고 유휴인력이 넘치며 경영부실과 설립목적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자회사들을 선정,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자회사들의 경영불량 상태가 확인될 경우 대폭적 인력감축과 민영화 등을 요구할 방침인데 감사인력을 총동원,감사대상폭을 최대한으로 늘려 잡을 계획이다. 감사원은 이를 위해 이미 자회사들의 경영상태에 대한 기초조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18일 『정부가 투자기관 및 출자회사 민영화를 추진중임에도 효율적 경영엔 여전히 무관심한 자회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이들 회사들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병폐를 완전히 뿌리뽑기 위해 감사착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현재 예비조사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사업량 또는 기능이 줄어들었음에도 인력은 그대로 있거나 오히려 늘어난 회사가 많고 ▲정부투자기관 등 상급기관 출신 임원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낙하산 인사가 대부분이며 ▲각 회사들이 잡음을 안낸다는 이유로 노조를 지나치게 의식,자동화 등 경영개선작업을 회피하는 등의 문제점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92년 현재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보고 있는 회사만도 19개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관계자는 『상당수 인력이 출근후 독서·목욕 등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좋은게 좋다」는 식의 안일함에 빠져 보수를 오히려 일반기업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들 회사의 휴일은 일반기업보다 많은 편인데도 결혼기념 휴가·주거이전 휴가 등 노는 날을 자꾸 만들고 있으며 무이자 주택자금 대출 등 복지혜택도 과다한 상태인 경우도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원진레이온(산업은행 출자)처럼 청산절차를 밟을 것은 밟고 민영화 또는 인력감축 등 경영혁신을 보다 강력히 추진해 나가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투자기관 출자회사는 민영화 대상인 한국중공업·대우조선·대한중석·평화은행·남해화학·데이콤·이동통신 외에 성업공사·한국인삼수출공사·한국전력기술·한국송유관·고속도로보수공단·공중전화관리·한국비료공업 등 1백2개사며 이들의 인력은 93년말 현재 7만여명에 달하고 있다.<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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