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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혁칼럼>재충전 필요한 金정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뭐니뭐니 해도 金泳三정부의 가장 큰 밑천은 도덕성이다.國政의잘잘못은 兵家의 常事처럼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30여년만의 文民정부로 탄생한 金정부의 도덕성은 지금까지 단행해온 각종 개혁과 司正의 원동력이자 前政權과의 가장 큰 차이 점이기도 했다.부패.독재와의 관련 요소를 절단함은 물론 각종 非正常을 정상으로 돌리는 그동안의 개혁작업은 공직사회와 전체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크게 높였고 이것은 과거 어느 政權도 하지 못한 金정부의 偉業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가지 事例에서 金정부 스스로 자기 밑천을 갉아먹는 현상이 나오는 것 같아 안타깝다.가령 최근 몇週째 시끄러운 曹溪宗사태 처리는 公平無私한가.사전선거운동 관련자에 대한 制裁는 형평에 맞는가.또는 UR이행계획서 수정파문 이나 北核정책 混線을 해명하는 정부 자세는 정당한가.
이런 몇가지 문제에 관해 정부는 단순히 일을 잘못했다는 측면외에 도덕적으로도 지금 詰難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曹溪宗사태를 보면 事理가 뻔한 것 같은데도 수사는 늑장을 부리고 수습의 속도감은 느껴지지 않는다.왜 검찰과 경찰은 대통령의 지시가 있어야 움직이는가.
지시가 있기 전에 檢.警이 소극적이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 누구나 느끼는 이런 의문에 대해 정부가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한 오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癒着說.비호세력說등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사전선거운동 문제 처리도 석연찮다.도덕성과 개혁을 앞세우는 정부답지 않게 처음엔 「慣行」이란 말로 감싸다가 말썽난 忠南지사와 仁川시장중 한쪽만 물러나게 했다.측근일수록,자기편일수록 더 엄격해야 한다는게 우리의 도덕관념인데 이런 결 과는 「총애」여하에 따라 制裁가 달라지느냐,형평이 맞느냐는 소리가 안나올수 없게 만들었다.
국가경영 능력에 의심을 불러일으킨 UR.北核문제에 있어서도 과오는 과오대로 심각한 문제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액면대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다른 하나의 심각한 문제일수 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金정부 1期내각의 구성원이었던 前 長.
次官에게 훈장을 준 것이라든가,정부출범 1년이 넘도록 끊이지 않는 낙하산人事도 金정부의 개혁적 면모에 累가 되는 일들이다.
前장.차관에게 훈장을 주는 것이나 自派 또는 신세진 인물들의취직을 주선하는 일은 그리 탓할게 못되는 慣行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자기네끼리 훈장을 주고 받은 과거정권의 일이 국민의 嘲笑거리가 된 경험을 생각하거나 그동안 金정부가 스 스로 높여놓은도덕성.개혁정신에 비춰보면 이런 일은 慣行이라 하더라도 이제 국민 마음 속에서는 폐기된 관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어떤 관행은 舊시대의 것이라고 斷罪.罵倒하고,어떤 것은 여전히 편리하다고 슬며시 따라간다면 도덕성에 흠이 갈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말이 난 김에 한가지 사례를 덧붙인다면 대통령 入.出國행사에야당 대표가 不參한 것을 與圈이 시비하는 것도 개혁적 文民시대에는 맞지 않는다.야당 대표가 아니라 초대받은 누구라도 바쁘거나 싫으면 안가도 무방한 것이 文民시대의 좋은 점 아니겠는가.
정부가 출범 1년여만에 오늘의 이런 難局을 맞는 것이 안타깝지만 金정부의 개혁 의지나 國政에 관한 열정,좋은 동기등을 의심할 사람은 아직 거의 없다고 확신한다.아직도 대다수 국민은 정부의 意志와 동기를 굳게 믿고 있고 이 難局에서 의 빠른 탈출을 고대하고 있다.어떤 점에서는 오늘의 難局이 출범 1년여만에 온 것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3,4년 지난후 이런 일이 생겼다면 바로잡을 시간 여유도 없을텐데 아직은 시간도 있고국민 신망도 두텁다.
***바로잡을 시간 많아 문제는 이제부터다.모처럼 확립한 정부의 도덕성을 훼손하는 각종 꾀죄죄한 요소,크게 보아 큰 得도없을 일로 신망을 잃는 일은 없어야겠다.
難局은 괴롭지만 교훈과 기회도 제공하는 법이다.이제부터 국가경영에 임하는 자세와 태세를 재점검하고 再充電.재정비하는 노력이 있어야 겠다.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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