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오늘 94시즌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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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따악」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흰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을 넘어가는 공.
프로야구의 묘미는 바로 이같은 시원한 홈런 한방에 있다.
올해 프로야구의 최대 볼거리는 張鍾熏(26.한화)-梁俊赫(25.삼성)의 홈런대결이다.
장종훈은 지난 92년 41개의 홈런을 때려『메이저리그급 홈런타자』란 찬사를 들은 자타공인의 홈런타자.이에 맞선 양준혁은 지난해 타율1위를 기록하며 맛보기로 23개의 홈런을 곁들인 괴력의 신예다.
이들은 지난해 첫대결을 벌였으나 장종훈은 부상으로 부진(17개)했고 양준혁도 수위타자를 노리느라 홈런을 소홀히했다는 주장이어서 진정한 맞대결로 보기는 어렵다.따라서 두선수는 올해 자존심을 건 홈런왕 대결을 벌이게 된다.장종훈은 양 준혁에 대해『힘이 좋고 맞히는 기술이 뛰어난 타자』라고 평하고 있으나『梁보다는 쌍방울 金杞泰가 더 힘이 좋은 것같더라』며 은근히 梁을평가절하하기도-.이에대해 양준혁은『장종훈은 대타자』라고 추켜세운후『그러나 그는 삼진이 너무 많은 게 흠』이라고 응수,타격의정확도에서는 자신이 앞서고 있음을 은근히 과시하고 있다.아무튼좌우 타자의 대표격인 두 선수의 정면대결은 나이로 보아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올해의 두번째 볼거리는 李鍾範(해태)柳仲逸(삼성)의 다툼에柳志炫(LG)이 끼어들어 3파전이 돼버린 최고유격수 경쟁.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이미 최고유격수가 된 이종범과 명예회복을 벼르는 유중일의 대결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고 청소년 대표시절 이종범을 제치고주전유격수가 된바있는 유지현도 최고의 컨디션으로 도전하고 있어 볼만하다.이들외에 시범경기 에서 2개의홈런을 기록하며 타격에 재능을 보인 金泰均(삼성)도 유격수부문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투수부문은 宣銅烈(해태)과 金敬遠(OB)의 마무리 대결이 볼거리다.10년 세도인 선동열을 추격하고있는 김경원은 동대문상고3년때 이미「선동열과 朴東熙를 합쳐놓은 투수」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은 투수.그는 지난해 9승3패 23세이브를기록,선동열에 이어 구원부문 2위를 차지했었다.
특히 그는 선동열을 제외하곤 12년동안 누구도 기록한 적이 없는 1점대 방어율(1.11)을 마크,방어율 타이틀을 애지중지하는 宣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었다.올해 프로의 감을 잡은 金은방어율 뿐아니라 구원.탈삼진부문에서도 선동열을 크게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金의 추격과 宣의 수성이 볼거리다.
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韓大化(LG)와 金相勳(해태)의 타격도 화제의 초점으로 떠오른다.
해태는 좌타자인 金을 얻어 타선의 짜임새가 좋아졌고 LG는 해결사 한대화를 4번에 포진시켜 찬스에 득점력을 높일수 있게됐다. 이들외에 해외 교포들의 활약여부도 주목거리.
특히 崔龍熙와 金實(이상 삼성)洪淳基(롯데)등은 시범경기를 통해 수준급 기량을 갖춘 것으로 드러나 張明夫이후 제2의 교포전성시대를 열 가능성도 있다.한편 억대 고졸신인들인 朱炯光(롯데) 金宰炫(LG)도 투.타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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