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탤런트 최길호는 ‘춘향전’ 변사또 단골 배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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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폐암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71세의 일기로 타계한 원로 탤런트 최길호는 생전에 생전에 노역과 악역을 유난히 많이 맡았다. 특히 1971년 신성일ㆍ문희 주연의 '춘향전'에서 변사또 역을 맡은 이후 악역 전문 배우로 굳어졌다. 그는 데뷔 때부터 노역을 많이 한 것으로 유명하다. ‘좋은 역할’이라고 해봐야 1966년 영화 ‘학사 며느리’에서 맡았던 매력적인 플레이보이 역할 정도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악역을 많이 많았던 그였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따스한 마음씨의 소유자였다. 1981년 연예인 축구단과 연예인 봉사대를 창단해 불우 노인을 위해 분주하게 활동해왔다. 고인은 KBS 공채 1기 탤런트로 1960년대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초대 KBS 탤런트극회 회장, 한국TV연기자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여로' '돌아가는 삼각지' '어허 어이 어이가리' '해적' 등에 출연했다.

고인은 폐암으로 투병 중이던 2004년에도 영화에 출연하는 등 연기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다. 지난 6월 17일 SBS-TV의 ‘일요일이 좋다’의 ‘옛날 TV’ 코너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고인의 유작은 코믹 액션 영화 ‘까불지마’(2004년)다. 탤런트 겸 영화배우 오지명이 메가폰을 잡아 연기생활 45년만에 감독으로 데뷔한 영화다. 최길호씨가 폐암 판정을 받은 것이 2003년이니 투병 1년만에 영화에 출연한 것이다. 고인은 생전에 사극과 악역으로 남다른 연기력을 인정받아왔다. 오지명, 최불암, 노주현이 주연으로 출연한 이 영화에서 고인은 이 세 명이 중간 보스로 있던 조직 폭력배의 보스로 출연했다.

고인은 6.25 참전 용사여서 일단 경기도 벽제 추모공원에 안장된 후 내년 초 경기도 이천에 조성되는 국립묘지로 이장될 계획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경순 씨와 1남 2녀가 있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01호실. 발인은 3일 오후 1시. 02-2030-7916.

[디지털뉴스 dj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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