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보았습니다!] GM대우 G2X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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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G2X제원
-배기량=2L
-최대출력=264마력
-최대토크= 36㎏·m
- 시속 100㎞ 도달에 걸리는 시간=5.5초(수동변속 기준)
-최고속도=시속 227㎞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른 한국 자동차 회사엔 이런 차가 없다”는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국내 최초의 후륜 구동 방식 정통 로드스터(2인승 컨버터블 스포츠카)’를 표방한 G2X는 장단점을 논하기에 앞서 여러 모로 기존 국내차와는 달랐다.

 지난달 23일 영종도 스카이 72 트랙 신차 발표회에서 만난 G2X의 외관 디자인은 ‘Go 2 eXtreme’이란 이름에 걸맞았다. 도로에 바짝 붙은 낮은 차체와 긴 보닛 등 정통 로드스터의 디자인을 살렸다.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와 양쪽에 배치된 트윈 사각형 머플러는 금방 달려나갈 듯 스포티하다. 특이하게 머플러 사이에 배치된 후진등도 감각적이다. 반면 내부는 좁고 고급스러움도 덜했다. 휴대전화를 놓을 곳이 마땅찮을 정도로 수납 공간이 없다. 사이드미러는 크기가 작은 데다 접히지 않는다. 차문 잠금장치도 문 손잡이에 달리지 않고 옛날식으로 위로 볼록 튀어나와 있어 투박하다. 제일 불편한 것은 소프트탑을 손으로 열고 닫아야 하는 점. 무게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하지만 달리는 순간 이런 단점들은 잠시 잊을 수 있다. 2L짜리 휘발유 직접분사 방식 터보 엔진의 힘은 엄청나다. 엔진 소리가 있지만 시끄럽기보다는 오히려 달리는 재미를 더해 준다. 단계별로 조정할 수 있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ESP)가 장착돼 심한 곡선 주로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질주 본능’을 충족하기 위한 스포츠카로서 썩 괜찮다.

  그래도 4390만원이라는 가격은 너무 비싸다. 당초 자동차 매니어들의 기대치(3000만원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 시장 규모가 작고, 물류비와 세금이 붙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수동 변속모드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아쉽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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