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팅열전>공익캠페인-이윤추구보다 기업이미지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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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속담도 있듯이 엇비슷해 보이는 물건들 속에서도 서로 다른 점은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바로 이점들이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곧잘 선택의 기준이 되곤 한다.하지만 요즘처럼 가격이나 성능.품질.디자인등이서로 비슷한 상품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선 소비자도 선택이 어렵거니와 기업체들도 그들 상품의 차별화를 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을성싶다. 이때문에 요즘들어선 제품을 떠나 광고를 통해 자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들이 주로 채택되지만 어느샌가 경쟁기업도 비슷한 방법을 들고 나온다.
TV광고에 종종 등장하는 각 기업들의 공익 캠페인도 알고보면이같은 차별화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문용어로는 공익마키팅(Cause-Related Marketing)이라고도 하는데,이윤추구만을 떠나 기업의 공익적 활동을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하고 이를 제품 판매와 연결시키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요즘 시도되고 있는 공익마키팅활동으로는 구몬수학의「베트남어린이 보호활동 캠페인」과 오리온 초코파이의「벽지어린이 책걸상보내기 운동」이 대표적이다.
구몬수학의 캠페인은 베트남 어린이의 탄피사고를 생생히 보여줌으로써 우선 시청자들로부터 주목효과를 끄는 것은 물론「이 기업이 아동문제에 이처럼 관심을 갖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있다.그리고 일반광고비와 거의 엇비슷한 엄청 난 비용을 지불하면서 이런 캠페인을 시도한 것은 최근 학습지시장의 난립현상에 따라 기업에 대한 신뢰감이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초코파이의 캠페인은 날로 새로운 상품이 등장하는 과자시장 성격상 초코파이처럼 오래된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선 소비자들과의오랜 유대관계를 강조할 수밖에 없고,이에따라 소비자들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책걸상을 소품으로 등장 시킨 것이다.
알고보면 결국「이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공익캠페인은 여전히 소비자들에게「이왕이면…」하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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