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광장>미니 자판기업체 동구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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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중소기업들 중에는 자금과 영업능력이 부족한 대신 현재의 시장보다 미래 시장을 내다보며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도전적인 회사가적지않다.
「미니 자판기」인 OCS(Office Coffee Self Service)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東丘電子같은 회사가 그중 하나다.
東丘電子는 종업원 40여명의 작은 회사다.
지난 91년7월 법인으로 출발,지난해 15억원 정도의 매출을올렸으니 규모만으로는 소기업에 가깝다.
그러나 이 회사는 요즘 삼성전자.金星社 등 대기업들로부터 손잡자는 유혹을 심심찮게 받고 있다.
이 회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미니 자판기의 기술력 때문이다. 덩치가 큰 자동판매기대신 사무실 책상 위에 설치해 누구나 간편하게 커피.차를 꺼내 마실수 있게한 이 미니자판기는 자판기 업계에서는 손꼽히는 미래형 제품이다.
제조업의 경영혁신운동 바람과 함께 쓸데없는 시간을 절약하자는공장의 초관리 운동이 번지고,요즘 직장에서 여사원의「커피 심부름」을 곱지않은 눈길로 보면서 미니 자판기는 점차 수요가 늘고있다. 이 회사 朴元贊사장(36)은 89년 5명의 동료와 함께개발팀을 구성,제품을 개발해낸 뒤 지금까지 「티타임」이란 고유브랜드로 시장을 개척해오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기존의 자판기 업계를 통틀어 처음으로 LCD(액정화면)를 채용한 제품까지 개발해냈다.
자동판매기에 마이콤 방식을 도입한 이 제품은 커피.설탕.크림의 배합비율을 1천가지도 넘게 조절할 수 있어 얼마든지 입맛에맞는 커피를 뽑을 수 있다.
게다가 사용자가 작동현황을 화면으로 볼 수 있으며 1회용 컵대신 제 잔을 쓸수도 있다.
朴사장은『일부 대기업에서 제품을 가져다 분해해보면서 연구한다는 소리도 듣고 있다』며『자체적으로 직접 생산한 HIC(하이브리드 집적회로)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모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인다.현재 東丘電子는 미니 자판기 분야에서만 5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의 부러움 속에 회사는 비록 작지만 자판기 업계에서 東丘電子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자신들을「미래를 보고 뛰는 회사」로 불러달라는 朴사장은『지난2년간이 새로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탐색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시장이 만개하는 성숙기만 남았다』고 전망한다.
지난해는 이 회사의 명성을 들은 중국 회사들로부터 5~6건의합작 제의까지 받았다.
『적어도 미니 자판기 분야에서만큼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일류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집까지 팔고 전세를 산다는 朴사장은 『고생하는 사장을 위해 회식자리를 마련했다』는 직원들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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