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고른 기량이 우승 원동력-경호역전경주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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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충북이 비록 지난해 2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우승까지 예상한 육상인들은 거의 없었다.
서울과 경기의 다툼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충북 스스로도 우승은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충북이 서울과 경기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우승할수 있었던 것은 고1,2년생이 중심인 출전선수들이 고른 기량을 갖고 있었고「우리도 할수 있다」는 강한 정신력이 돋보인 결과였다.
서울.경기등은 우수한 선수를 많이 보유하긴 했지만 몇몇 선수가 한꺼번에 시간을 까먹는등 선수간 기량이 들쭉날쭉해 안정된 레이스를 펼칠수 없었다.
반면 지난해 출전선수가 거의 고스란히 출전한 충북은 경기마다에이스들이 일단 선두를 잡으면 나머지 선수들이 결코 추월을 허용치 않는 레이스를 전개,여유있게 우승을 거머쥘수 있었다.
지난해 2위에 오르면서 자신감을 가진 충북은 첫날 레이스에서지난해 우승팀 경기와 서울을 5~6분씩 따돌리자 더욱 자신감을갖게된게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또 충북의 우승은 도내에 고교생 선수가 30명 안팎인 열악한환경 속에서 이뤄낸 쾌거라는 점에서 타 시.도의 귀감이 되고있다. 충북은 이번 대회를 대비,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합숙훈련을 실시했으며 지구력 향상을 위해 트랙연습보다는 산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 것이 선수들의 고른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제주의 선전 또한 돋보였다.
선수부족에 허덕이며 매년 하위권에서 맴돌던 제주는 도체육회와육상연맹등에서 3천만원의 경비를 지원받아 집중훈련한 것이 주효,전북을 제치고 4위를 기록하는 알찬 결실을 보았다.
한편 이번대회에서는 중학3년과 고교1년생중 주목할만한 선수가많이 등장,한국마라톤의 장래를 밝게 했다는 점이 큰 수확으로 꼽히고 있다.
우수신인상을 받은 경기 朴相文(부천중)은 이번 대회 첫 출전한 중3년생이면서도 2개 소구간에서 1위를 차지하고 1개 소구간에서는 2위에 오르는 놀라운 활약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또 서울체고 1년생인 丁南均은 소구간 우승을 3회나 차지하는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대성할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그런가하면 충북 우승에 크게 기여한 충북체고 1년생 金帝卿과禹相勳 역시 장래 한국마라톤의 영광을 이어받을 재목으로 지목됐다. 김제경은 소구간 우승 2회와 함께 소구간 신기록 2개를 함께 작성해 1년생 중에선 실질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활약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상훈은 소구간 1위 1회,2위 2회에 신기록 1개를 작성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예년에 비해 수준이 떨어졌다는 평가다.선수층도 크게 엷어졌고 10㎞를 30분대에 뛰는 선수가 거의없어 특출한 선수를 찾기 힘들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소구간 신기록이 27개나 쏟아지는「기록풍년」을 맞긴 했지만 대부분 지난해 조정된 구간에서 기록된 것들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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