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세계축구다>16.J리그 성공적출발 아시아얼굴 浮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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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 축구가 아시아를 대표한다고 하면 국내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이고 또 사실적으로 세계축구인들에게 심어지고 있다.
『세계 축구의 막내인 J(일본)리그가 기대에 훨씬 웃도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NHK의 J리그 시청률이 24%를 기록했다.이것은 국민 스포츠로 사랑받던 스모를 단숨에 뛰어넘어버린 기록이다.』 『일본의 여성 축구팬들은 대단하다.J리그관중의 40%가 여성들로 피엘 리틀바흐스키의 립스틱이 나올 정도다.』 『J리그가 생기기 전까지 일본에서 축구의 중계가치는 1년에 4천5백마르크(3백만원)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그러나 지금은 경기당 14만마르크(7천만원)을 웃도는 수준이 되었다.』 『지난해 3월15일 J리그 개막경기 때는 30만6천2백69장의 표가 예매되었다.특히 가와사키와 요코하마의 라이벌전을관전할수 있게된 5만9천6백26명의 관중은 대단히 운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94년 J리그 개막을 앞두고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축구잡지라 할 수 있는 독일의 키커지가「닛폰의 J리그」란 제목으로 일목요연하게 보도한 기사의 일부분이다.
이쯤되면 J리그가 세계의 리그가 되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비록 전성기를 지난 선수들이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선수들이 몰려있고 또 그들의 움직임은 항상 세계축구계의 관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J리그는 더 쉽고 화려하게 세계속으로 자리잡았다.
유럽에서는 주말이면 J리그 경기모습을 편집해 보여준다.
말하자면 유럽의 축구팬들은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일본 상품들의광고 홍수 속에서 스포츠 뉴스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J리그를 자연스럽게 시청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이탈리아에선 월드컵 본선 진출국 대표선수들이 벌이는 세계 올스타전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에 중계된 이 경기에서 일본의 미우라가거의 전경기를 뛴 반면 한국대표인 신홍기는 후반전에 잠깐 들어갔다 교체되어 나왔다.
아마도 이날『월드컵 본선에도 못간 일본선수가 왜 나왔지?』하는 우쭐한 기분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중엔 미우라의 당당한 경기 모습에 입맛이 쓴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는 우리가 월드컵 본선 출전국임에도 불구,일본이 훨씬 나은 대접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구경조차 못해본 일본」「월드컵에 세번 연속 진출한 한국」.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런 엄청난 차이는 그들의 뛰어난 마키팅 기술과 위력적인 「엔」앞에선 그만 무용지물이 되고말았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J리그.
아시아의 최고 스타 미우라.
국제화.세계화를 부르짖는 요즘 일본 J리그의 화려한 몸짓을「그래도 우리는 3연속 본선 진출국인데」하는 자부심으로만 지켜보기엔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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