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위 대부업체 국내상륙 타진

중앙일보

입력

일본 1위의 대부업체인 아이후루(Aiful)가 한국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다께후지, 프로미스 등 대출잔액 10조원 이상의 대형 업체들도 한국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행보는 국내 시장 판도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엔캐리 자금과도 연관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아이후루 금융그룹은 한국 대부업 진출을 위해 그룹 소속 연구기관인 AGMRI의 리서치 직원들을 파견, 시장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 AGMRI 직원들은 저축은행 및 대부업체 등 관련 업체를 방문해 고객특성을 파악하고 시장상품의 구성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과거 일본 대부업체들이 리서치 수준의 시장조사를 벌인 것과 달리 사업에 필수적인 세부업무까지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AGMRI 직원들은 지난주 KCB, 한국신용평가정보, 한신정 등 국내 3개CB(크레딧뷰로·개인신용평가)를 모두 방문했다. CB는 실질적으로 여신업무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제휴해야 하는 곳이다.

일본 대부업체들이 한국 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것은 자국 대부업 금리상한선이 낮춰지는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 출자법(대부업법) 개정을 통해 지난 83년 73%였던 최고 이자율을 지난해 20%까지 인하했다. 오는 2009년부터는 최고 18%대의 상한금리 정책이 시행된다.

일본 대부업체들이 한국에 진출하는 경우 국내 대부업체 뿐 아니라 저축은행, 캐피탈은 물론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일본 대부업 시장은 360조원(45조엔) 규모로 추정되며 아이후루의 경우 자산 21조1075억원, 직원 1만여명, 지점 1805개 등을 갖추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시중은행을 인수하거나 제휴한 곳들도 상당하다. 은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조달금리는 2%미만 이다.

이들이 국내에서 불모지격인 연리 20~30%대 신용대출을 실시한다면 즉각적인 시장잠식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별도로 금융계는 엔캐리 자금의 재유입 측면에서 일본 대부업체 진출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일본에서 조달된 저리의 자금을 한국 대출시장에 풀 경우 주택담보대출 및 각종 파생상품에 영향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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