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1000원 벌어 이자로 165원 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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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국내 상장 제조업체들은 올 상반기 1000원을 벌어 165원을 이자비용으로 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 534개 제조업체는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으로 22조37억원을 벌었고 이자비용으로 3조6365억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1사당 평균 이자비용은 68억1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영업이익 19조8859억원, 이자비용 3조4508억원보다 각각 10.7%, 5.4%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엔 1000원을 벌어 이자로 174원을 냈지만 올해엔 9원이 줄어든 165원가량을 이자비용으로 낸 셈이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도 6.05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6배에 비해 0.29배 개선됐다.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넘어 이자보상배율이 1이상인 상장사는 지난해 369개에서 올해 358개로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상장사는 132개 사에서 135개 사로 소폭 증가했다.

올 상반기 이자 비용을 한 푼도 내지 않은 무차입 경영 회사는 강원랜드.광주신세계.남양유업.대교.제일기획.현대미포조선.현대오토넷.신도리코.태평양제약.롯데관광개발 등 41개 사로 지난해보다 9개 사 늘었다.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이자보상배율은 6.96배로 10대 그룹에 속하지 않은 상장사(5.46배)에 비해 높았다. 그룹별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164.36배로 가장 높았고 GS그룹(62.80배), 삼성그룹(29.53배), 롯데그룹(25.28배), SK그룹(7.11배), 현대차그룹(6.19배) 순이었다. LG그룹(4.26배)과 금호아시아나그룹(3.03배), 한화그룹(1.80배), 한진그룹(0.92배) 등 4개 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은 상장사 평균에 못 미쳤다.

홍병기 기자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의 건전성을 재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다. 1보다 크면 번 돈으로 이자를 내고도 남는다는 뜻이며, 1보다 작으면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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