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진스키는 "오바마는 미국이 세계에서 새로운 역할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걸 잘 알아 (대통령 후보로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를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선 "그의 외교 접근법은 너무 고답적"이라며 "전직 퍼스트 레이디라고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다는 건 아니다"고 깎아내렸다. 오바마가 북한.이란 지도자와 만날 의향이 있다고 말한 것을 힐러리가 비판한 것과 관련해선 "힐러리 본인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만 대화하겠다는 게 무슨 의미냐(그러면 안 된다는 뜻)"며 반박했다.
이와 함께 브레진스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F학점으로 낙제(Fail)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최근 낸 저서 '두 번째 기회(Second Chance)'에서 탈냉전이 시작된 1989년 이래 미 대통령을 역임한 3명(아버지 부시, 빌 클린턴, 아들 부시)의 '글로벌 리더십 성적'을 매긴 결과다.
책에서 그는 "부시 대통령은 단순하고 독선적인 세계관으로 일방주의로 치달아 미국을 자멸에 빠뜨렸다"며 '재앙적(catastrophic) 리더십'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분야별로는 대서양 동맹 관리 D, 중동정책 F,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D, 환경 정책 F, 그리고 한반도 등 동북아 지역 정책을 C플러스를 매겨 전체 평점을 F로 줬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옛 소련 붕괴 직후 대서양 동맹(A) 및 동구지역 관리(B)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전체 평점이 B였다. 클린턴은 대서양 동맹(A)과 무역 및 빈곤퇴치(A마이너스)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중동 정책과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에서 각각 D를 받아 전체 평점은 C에 머물렀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