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친구를 구하려 했던 아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김치공장에서 일하는 박찬용(朴讚容.45.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교1리.(右))씨가 지난 17일 풍산중.고 교장실을 찾아 장학금 5천만원을 전달했다. 반년 전만 해도 아들이 다니던 학교였다.
이 돈은 지난해 8월 朴씨의 장남 준우(峻祐.당시 15세)군이 낙동강에 빠진 같은 학교 친구(15)를 구하고 숨진 뒤 지난 연말 보건복지부에서 의사자(義死者)로 결정돼 받은 보상금 1억5천여만원 중 일부다. 朴씨는 보상금을 받은 뒤 아내와 이 돈을 값지게 쓸 방법을 궁리하다 장학금으로 사용키로 했다.
풍산중.고 조인식(趙仁植.62)교장은 "준우군은 성적이 반에서 1, 2등을 다투었고 학급 모임에서 각종 뒤치다꺼리를 도맡을 정도로 봉사정신이 뛰어난 학생이었다"며 "이 장학금은 준우군처럼 훌륭한 학생을 키우는 데 값지게 쓰겠다"고 말했다.
趙교장은 또 "개인이 이런 거금을 장학금으로 희사하기는 개교 이래 처음"이라며 "한해에 세명 정도는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준우군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8월 풍산읍 마애유원지 앞 낙동강에서 친구와 함께 물놀이를 하던 중 급류에 휘말려 떠내려가는 친구를 구하고 자신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안동=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