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강신복씨, 18년간 모아 6개 신문 세번씩 읽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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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오랜 기간 신문을 스크랩하다보니 이젠 세월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상당한 지식도 생겼어요. 기사를 자를 때, 분류할 때, 그리고 풀칠할 때, 세번을 읽으니까 웬만한 내용은 저절로 외워져요."

18년간 6~7개의 신문을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역사.북한.법률.인물.스포츠.연예 등 20여종으로 분류해 스크랩해 온 강신복(44.사업)씨. 그는 신문 스크랩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신문활용교육(NIE)'을 통한 자녀 교육 수단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강씨가 신문 스크랩을 시작한 것은 1986년. 당시 세간의 최대 화제는 '양김(兩金) 단일화'였다. 양김이 훗날 자신들의 말에 어느 정도 책임을 지는지, 그리고 정치인들의 말바꾸기 행태가 어떤지를 알아보기 위해 스크랩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신문 스크랩 분량이 지금은 무게로 2t을 넘는다. 그동안 모은 광고만 1만장이며, 사진 화보도 4천장을 웃돈다. 구독료와 스크랩북 구입비 등 스크랩에 직접 들어간 비용과 스크랩하느라 다른 일을 못한 데 따른 기회비용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최소한 9천만원은 소요됐을 것이라고-.

강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6시 일어나 집에서 구독하는 신문 하나를 간단히 훑어본 다음 오전 7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출근한다. 오전 시간은 신문을 스크랩하는 데 소비한다. 휴가철에는 며칠분을 모았다가 일요일 내내 작업할 정도며, 식당 등에 가서는 자신이 구독하지 않는 신문을 들고나와 스크랩할 정도로 자신의 일에 대해 열정적이다.

강씨는 "신문을 철해놓으면 정보를 모으는 데 그칠 뿐이지만 스크랩 해두면 그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터넷 검색은 빠르기는 하지만 기억이 오래가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 외에 부수적인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반면 신문은 한번에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신문 예찬론을 펼쳤다.

신문 외에도 이런저런 자료 모으기가 취미라는 강씨는 조만간 80~90년대 민주화운동 유인물 모음집(8백50쪽 분량)을 책으로 낼 예정이다.

글=김세준,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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