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여객선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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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조선업계의 불모지대인 크루즈선 시장 진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중공업은 스웨덴의 유럽 최대 여객선 운항 해운회사인 스테나로부터 준크루즈급인 3만1000t 규모의 고급 여객선 두 척을 총 2억70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23일 밝혔다. 길이 212m, 너비 27m인 이 여객선은 330명의 승객과 250대의 차량을 싣고 시속 22노트(40㎞)로 운항할 수 있다. 객실과 통로 사이의 소음을 최대한 줄이고, 북유럽에서 유행하는 최신 인테리어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척당 9000만 달러를 받고 네덜란드에 인도한 850인승 여객선(사진)보다 훨씬 고급 사양으로, 크루즈선의 전 단계에 해당한다.

스테나는 이번 여객선 건조를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삼성중공업에 맡겼다. 스테나가 발주한 드릴십(원유 시추선) 3척을 성공적으로 건조해 기술력과 품질에 신뢰를 심어 준 때문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유럽 조선소들이 90% 이상을 점하는 크루즈선 시장에 2010년께 본격 진입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크루즈선은 선가가 5억∼10억 달러인 최고가 선박으로 세계 조선시장의 12%를 차지한다.

이 회사의 김징완 사장은 “이번에 수주한 여객선을 명품으로 건조해 크루즈선 건조에서도 명성을 얻겠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크루즈선=100명 이상의 승객을 태우고 하룻밤 이상을 운항할 수 있도록 객실과 식당은 물론 극장·수영장·카지노 등 편의시설을 갖춘 호화 유람선이다. 엔진 소음과 흔들림이 적고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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