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표 대구 출마, 현지 민심은 '글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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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당 4주년 기념식에서 선친인 조병옥 박사와 대구의 연(緣)을 강조하며 대구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오종택 기자]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대구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 어느 지역구에서 출마하고 어떤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대구민심은 "글쎄"다. 지난 40여년동안 우리 정치사를 짓눌러온 지긋지긋한 지역감정을 극복하기 위한 조대표의 용기(?)에는 모두 찬사를 보내고 있지만 문제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우선 민주당 대구시지부는 환영을 표시했다. 정수득 사무처장은 "어제 조대표의 발표 이후 50대 이상 시민들 '민주당 힘내라'며 전화 이어지고 있다.대구는 전통적으로 야도였고 조대표 선친의 정치적 고향이었다. 5선의원의 구국의 결단인 만큼 당원들이 힘을 모아 반드시 당선시키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지를 반영하듯 대구 당사엔 '클린정당 민주당 경제정당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함께 희망의 정치가 대구서 시작됩니다' '대구 출마를 환영합니다' 플래카드 걸려있다. 대구시민인 정광진씨는 "우리 지역구로 출마하면 기꺼이 한표 찍겠다"고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부정적 의견도 거세다.경북도 김장주 공보관은 사견을 전제로 "대구를 너무 쉽게 보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까지 대구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정치적으로 필요하니까 던지는 정략적 발상이라는 해석이다.

대구참여연대 윤종화 사무처장(37)은 어느 한편으로 평가를 자제했다.비판하고 싶은 측면과 긍정적인 면이 동시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개혁을 위한 거라고 하지만 진실한 정치개혁의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먼저 밝혔다.

동시에 그는 "기득권을 버리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점이라 볼 수 있어 이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며 긍정적인 의견도 개진했다.

경북대 김주원 교수(48.대구사회연구소장)"(조대표가)그런 결단을 내리기 쉬운 일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의를 표할 만한 일"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했다.

그는 "현재 우리사회가 조대표의 용단을 수용할 만큼 분위기 인지는 여전히 결론내리기가 쉽지 않다"며 결과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섰다.

대구=송의호·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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