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불안할 땐 '금리 상한 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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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금리에 상한선을 둔 대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5월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우리은행이 이달 말에 신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며 국민은행도 비슷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두 차례 콜금리 인상 이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자 은행이 대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 상승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금리상한 대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금리 상한제 대출을 개발해 금융감독원에 심의를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상품은 대출 계약 시점에 금리를 고정하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대출 금리가 높아지지 않는다.

또 CD 금리가 하락할 경우 하락 폭에 관계없이 대출 금리가 동반 하락하도록 설계돼 있다. 대출 금리는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와 같이 CD 금리에 일정 가산금리를 붙여 결정되지만 옵션 비용이 대출 기간에 따라 0.1~0.4%포인트 추가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과 같은 금리의 단기 급등에 대비하려는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금리가 예상과 달리 하락하더라도 기회이익을 놓치지 않도록 설계된 상품"이라며 "금감원의 약관 심의가 끝나면 이달 말에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중순 출시된 하나은행의 '이자안전지대론'은 석 달간 대출 규모가 4739억원으로 같은 기간 하나은행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액 48억원의 100배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자안전지대론은 금리가 일반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0.1~0.2%포인트 높지만 대출 계약기간 동안 금리 상단이 고정되면서 1%포인트 내에서 CD 금리의 변화에 연동해 금리가 떨어질 수 있는 상품이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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