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명환씨 살해범 검거 1등공신은 서울경찰청 女형사기동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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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 卓明煥씨 살해범 검거의 1등 공신은 서울경찰청 여자형사기동대(대장 洪永和경위.39)소속 「娘子軍」들이었다. 사건직후 6명으로 전담반을 편성한 이들이 처음 세운 공은 현장에 남은 유일한 단서였던 달력 종이에 적힌 12명의 신원을 밝혀낸 일.
「남대문에서 김서방찾기」격의 막막한 작업이었지만 5천명의 同名異人중 드문 성씨인 都모씨와 沈모씨의 자료를 바탕으로 차분히분석해 12명이 모두 오류동 대성교회에 소속된 직원이라는 사실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들의 공을 인정한 수 사본부는 이어여형사들에게 대성교회로 잠입토록 지시했다.대성교회는 비신도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남녀 형사가 동행하는 것이 신도로 위장하기에 적격이라는 판단에서였다.
6명의 대원중 교회에 다닌 적이 있는 洪경위등 3명은 범행 다음날인 19일저녁부터 대성교회에 들어가 신도들을 상대로 탐문수사에 나섰고,일요일인 20일에는 신도들틈에 끼어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이들은 교회내부의 곳곳을 살펴 쓰레기 소각장에서 달력을 태운 흔적을 발견했고,이들이 수거해온 달력조각과 재는 任씨로부터 자백을 받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형사들은 이밖에 헛간에서 쇠파이프를 다듬는데 사용했던 그라인더와 쇳가루를 수거하는등 결정적인 정황 증거들을 확보하기도 했다. 91년9월 창설된 여자형사기동대 대원은 모두 태권도등 무술 2단이상인 20명의 처녀들.
지금까지 주로 남성들의 접근이 어려운 호스트바.인신매매단등 대여성범죄의 수사를 맡아왔다.
洪경위는『이번 사건의 수사를 맡아 91년 창설이후 가장 큰 역할을 했다』며『남자형사들의 손이 닿기 힘든 수사는 모두 우리에게 맡겨달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金炫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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