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투표는 삼엄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248개 투표소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서울의 한 투표소에선 이명박.박근혜 후보 지지자들 간에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그러나 당 경선관리위 최구식 대변인은 "비교적 차분하게, 큰 탈 없이 투표가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명박이냐, 박근혜냐.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를 투표함들은 투표 종료 직후 봉인돼 서울로 옮겨졌다. 경선 당일까지 이어진 양 캠프의 날 선 신경전처럼 투표함 수송 과정에도 긴장감이 팽팽했다. 투표함 수송 버스에는 선관위 직원과 당 관계자, 각 후보 측 참관인과 경찰관 2명이 동승했다.
전국에서 온 248개의 투표함은 20일 전당대회가 열리는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관계자들은 밤새 뜬 눈으로 투표함을 지켰다. 19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집계표 역시 오후 10시에 체조경기장으로 배달됐다.
밀봉된 여론조사 결과 집계표는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이 받아 특수금고에 넣었다. 금고 열쇠 두 개는 박 위원장과 박진 경선관리위 부위원장이 하나씩 나눠 가졌다.
밤샘 철통 보안이 필요한 이유는 투표일과 개표일을 다르게 한 한나라당의 독특한 경선 방식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드라마틱한 경선 흥행을 위해 이런 방식을 택했다.
개표는 20일 낮 12시30분부터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플로어에 마련된 개표장소에서 이뤄진다. 개표기 10대, 개표 인원 268명이 투입된다. 오후 2시 전당대회가 개막되면 후보자들은 단상 위에 올라 손에 땀을 쥔 개표 현장을 지켜보게 된다. 개표장 주변엔 당 경선관리위 직원들로 인간 방패막이 만들어진다. 개표 상황이 개표장 밖으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개표에는 4시간가량이 걸릴 것으로 경선관리위는 보고 있다. 따라서 오후 4시30분쯤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확정.발표될 전망이다.
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