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피플] “자신에 맞는 책이 좋은 책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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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책이죠.”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윤성화(28) MD(Merchandising Director)는 요즘 젊은이와 많이 다르다. 컴퓨터 게임이나 영화 관람 등보다 책 읽기를 더 좋아한다. 직업 탓만은 아니다. 재미와 정보를 얻는 데 그만한 것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의 일은 경영· 자기계발서와 컴퓨터 관련서를 골라 인터넷에서 소개하는 것이다. 하루 10여 종의 신간을 접한다. 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2주일에 1권 책 읽기』(더난출판)를 냈다.

 “모두들 독서의 가치와 중요성은 인정하잖아요. 그런데 주변을 보면 거의 책을 읽지 않더라고요. 책 읽기가 습관이 되지 않은 탓이라 생각해서 이를 해결할 책을 써 봐야겠다 마음 먹었죠.”

 그게 지난해 봄의 일이다. 그 뒤로 읽은 책을 정리하고 인터넷을 뒤져 독서에 관한 정보를 모았다. 그렇게 해서 그 해 여름 1차 원고를 완성해 출판사의 기획원고에 ‘응모’했단다. 그러니 원고를 다듬는 데 1년 가까이 걸린 셈이다.

 그의 책은 독서법이나 명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책 읽는 버릇을 들이는 책이다.

 “처음엔 쉽고 재미있는 책을 골라 꾸준히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독서 계획-책 구입-읽기-기록-발전으로 단계를 나눠 그 요령을 설명했다. 친구 기다리는 시간 5분 등 숨어있는 독서 시간 찾는 법이 나오고 ‘요즘 책에 빠져 산다고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라’ 처럼 꼬박꼬박 책 읽는 지침도 소개한다. 작심삼일을 방지하는 비책도 실었다. 그런데 실용서치고는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야깃거리’와 ‘독서도 쉬엄쉬엄’ 코너에는 사람을 대출해주는 헝가리의 이색 도서관,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3색 볼펜 독서법, 7명에게 전해야 하는 행운의 책 등 읽을 거리가 적지 않다.

 그가 보는 좋은 책의 기준은 뭘까.

 “직장인으로선 독자들이 많이 찾는 책이 좋은 책이죠. 그렇지만 독자들로선 자신에게 맞는 책이 좋은 책이라 봅니다. 저명인사의 추천서라거나 베스트셀러라 해서 주눅들 건 없죠.”
 우리나라에서 자기계발서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 중의 한 명일 그가 독서의 효용을 강조하며 그 방법을 제시했다.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글=김성희 기자 <jaejae@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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