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대화 어떻게 될까-재개 되겠지만 진전은 불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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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北韓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고 北.美가 16,17일 잇따라 뉴욕에서 실무회담을 갖고 후속조치를 논의함에 따라 그동안 막혀있던 남북대화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韓國정부는 북한의 사찰수용후 남북대화에 적극 임한다는 입장을천명하고 있고 북한도 자신의 관심사항인 美國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그 전제조건의 하나인 南北대화에 관심을 기울일 단계에접어들었기 때문이다.
南北대화는 美國과 北韓이 1월초 뉴욕접촉에서 합의한대로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개시 형태로 재개될 전망이다.
北.美는 당시 IAEA의 사찰팀의 입북과 동시에▲팀스피리트훈련 중지선언▲특사교환을 위한 남북실무접촉 재개▲3단계 北-美 고위급 접촉일자 발표등 3개 사항에 합의했었다.
이에따라 IAEA의 사찰팀이 내주 화요일이나 수요일께 入北할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남북 실무접촉도 이때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北韓은 17일 미국과의 접촉에서 실무접촉 제의를 먼저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94년 팀스피리트훈련 중지가 선언되기때문에 대화를 위한 분위기가 어느때보다 무르익을 전망이다.
그러나 남북대화의 핵심은 실무접촉을 넘어 특사교환을 비롯한 실질적인 대화가 이루어지느냐다.
이는 북한의 앞으로의 자세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北韓이 남북대화에 응하는데▲3단계 北-美고위회담의 전제조건을 충족시키는 모양갖추기▲개방과 경제협력을 위한 진정한 대화 두가지 측면에서 분석하면서도 전자쪽에 비중을 두어보아왔다.이는 핵문제가 악화된후 북한이 한국의 잇따른 대화 제의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갖가지 이유로 기피해왔기때문이다.
따라서 현상황에서 北韓이 어떤 생각을 갖고 대화에 응하든 南北韓은 北韓의 先제의에 의한 실무접촉을 갖고 특사교환 합의는 쉽게 도출해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음단계다.북한이 진정으로 남북대화를 중요시한다면 남북한은 특사교환에 이어 이산가족 재회등 각종 교류.경제협력.상호 핵사찰등 현안해결에 합의할수 있고 남북한 정상회담도 멀지 않은 장래에 기대할수 있다.그럴 경우「민족문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으로 진일보하면서 여러분야에서 급진전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대화를 美國과의 관계개선,당장에는 美國과의고위회담재개를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한다면 남북대화는 특사교환이이루어져도 또다른 이견과 장애만을 노출한채 답보를 면할 수없게된다. 정부는 이번에 대화가 이루어지면 민족문제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계획아래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여기에는 특히 그동안 중단되었던 기업인들의 방북과 이를 통한 對北투자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들이 포 함되어있다. 정부는 北韓의 대화에 임하는 진의가 실무접촉이나 늦어도특사교환이 이루어지면 분명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정부관계자들은 북한이 美國과의 고위회담을 정치관계 발전으로까지 확대시키고 개방을 추진하는 최근의 정책변화로 볼때 형식적으로만 응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갖고 있다.
1월의 北-美뉴욕회담에서 許鍾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부대사는『94년 팀스피리트훈련의 실질적 중단 시점과 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 개최일자가 IAEA사찰에 성과가 있고 남북대화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후가 돼도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국으로 귀임하는 許부대사의「긍정적 결과」발언은 北韓이사찰과 南北대화에 성의를 보이겠다는 의사표시로 이해된다.
그러나 北韓은 그동안 대외관계에 예측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인적이 한두번이 아니고 국제원자력기구와의 사찰이 어떻게 진행되느냐도 남북관계의 진전에 영향을 주는 변수다.
특히 남북대화에서 남북한의 상호핵사찰이 커다란 걸림돌이 될수있다. 北韓은 의심나는 모든 곳의 同時 전면사찰을 주장하며 남북한 상호 핵사찰대상에 駐韓美軍시설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고수해왔고 韓國은 상호합의한 시설에 대한 同數 즉시 사찰을 주장하며 주한미군시설에 대해서는 美國이 핵무기가 없음을 수차 확인한 만큼 사찰의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對北대화정책으로 신축적이지만▲북한의 NPT체제복귀▲IAEA사찰 실제적 수용▲핵통위 재개및 상호사찰원칙 합의등을 기본조건으로 세워두고 있다.
현재로서는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의 모퉁이에서 해빙의 기운이 일고 있는 정도지만 가장 큰 현안이었던 핵문제가 해결의 가닥이 잡혀가면 보다 빠른 속도로 해빙이 다가올 것으로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安成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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