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택시요금 시비/인상 첫날/미터기 조정안돼… 승객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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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모범택시를 제외한 중·소형 택시요금 인상 첫날인 15일 시내 곳곳에서 출근길 시민들과 택시운전사들간에 요금시비가 잇따랐고 택시이용 승객이 크게 줄어 빈차운행 택시가 눈에 많이 띄었다.
택시운전사들은 미터기가 미처 인상요금에 맞게 조정안돼 조견표를 보며 요금을 받았으나 특히 정체구간의 경우 택시운전사들이 조견표와 상관없이 웃돈을 요구,시비가 잇따랐고 택시운전사들은 항의 시민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이날 오전 7시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영등포구 당산동까지 중형택시를 탔던 한승구씨(37·회사원)는 미터기에 나온대로 3천7백원을 냈으나 택시운전사가 1천원을 더 낼 것을 요구하자 『어떤 기준으로 올려 받는 거냐』며 말다툼을 벌였다.
또 오전 8시30분쯤 서울 강동구 암사동 네거리에서 중형택시를 타 사당전철역에서 내린 승객 이기성씨(34)는 『평소 6천5백원이면 되던 것을 9천원이나 냈다』면서 『미터기에 나온 금액이 인상분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요금조정표를 보면서 요금을 더 요구해 운전기사와 승강이를 벌였다』고 말했다.
승객 박태욱씨(29·회사원)는 『길이 막혀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택시운전사가 시간·거리 병산제가 적용되지 않은 요금이니 조견표보다 1천원을 더 지불하라고 요구해 출근시간에 쫓겨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돈을 주고 말았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요금시비가 잦자 일부 택시운전사들은 체증이 심한 도심방향으로 운행을 기피,이용객들과 승차거부 시비를 벌이기도 했다.
택시운전사 정민언씨(37·장안실업)는 『새벽부터 일을 시작했지만 손님이 크게 줄어 상당시간 빈차운행을 해야했으며 이용객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이훈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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