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말만 요란한 정회장의 축구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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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요즘 축구협회를 지켜보면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지난해 金宇中(대우그룹)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鄭夢準(현대중공업)회장의 축구협회는 한국축구의 숙원인 월드컵유치.전용구장건립.축구활성화등을 약속하며 요란스럽게 출발했다.
협회는 지난해말 2002년 월드컵대회유치를 공식적으로 표명함으로써 국내외에서 주목을 끌었을뿐 진전상황도 없고 어느것 하나시원하게 해결된 것도 없다.
월드컵유치위원회는 발기인총회를 마친지 3주가 다되도록 분과위원선정도 안되었을뿐 아니라 당장 실무적인 일을 맡아야 할 사무국의 기구마저 확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또 월드컵대회 유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국내축구활성화에 대한 대책마 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2002년 부산시의 여름아시안게임 유치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고 발표,국민들조차 과연 정부가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동시에 유치할 의사가 확실한지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데도정작 당사자인 협회는 확인은 커녕「강건너 불구경 」하듯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올림픽에 버금가는 월드컵대회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조직위원회의지속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확고한 뒷받침없이는불가능하다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에 속한다.정부의 확고한 지원확인이야말로 협회가 두번 세번 다져놓아야 한다.
그런가하면 업무추진력이 떨어져 집행부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른다는 평가를 받아온 집행부는 지난 연말 재신임을 묻는다며 총사퇴했으나 그대로 유임됨으로써 과연 협회가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출범 2년째를 맞고 있는 鄭회장의 축구협회는 한마디로「소리만요란했지 별볼일이 없다」는 축구인들의 비아냥이 피부에 와닿는다고나 할까.
〈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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