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 오프부터 통과" 민주신당 주자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주자 진영에 '선거인단 모집 총동원령'이 떨어졌다. 다음달 3~5일 실시되는 예비 경선에 대비해서다. 민주신당은 현재 10여 명에 달하는 주자를 추려내 경선 후보군을 압축하기 위해 일종의 컷 오프(cut off.스포츠 경기에서 본선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예비전)를 치르기로 했다.

이목희 국민경선관리위 집행위원장은 15일 "본 경선에 진출할 예비 후보자 수는 주자들의 이해가 엇갈려 경선위에 결정을 위임키로 했다"며 "지지도가 높은 주자들은 3~4명을, 군소 주자들은 8명까지 통과시키자고 주장한다. 5명은 적고 8명은 많다"고 말했다.

탈락자를 가리는 방식은 여론조사다. 문항은 "민주신당 대선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십니까? 두 명을 선택해 주십시오"로 합의했다. ▶당에서 모집한 선거인단 중에서 1만 명을 뽑고 ▶일반인 2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뒤 절반씩 반영해 탈락자를 가린다.

그러다 보니 선거인단을 많이 등록시킬수록 본선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 예비 경선 순위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각 후보 진영을 통해 알려질 수밖에 없어 후보들은 예비 경선을 본 경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은 14일 지지 의원.캠프 관계자 워크숍을 열고 총동원령을 내렸다. 100만 명 선거인단 확보가 목표다.

손 전 지사 측의 김부겸 의원은 지난주 내내 대구.경북을 돌며 선진평화연대 하부 조직 결성과 선거인단 모집을 독려했다. 호남에 내려가 있는 한 캠프 인사는 "선거인단 모집과 경선이 끝날 때까지 서울에 올라오지 말라는 게 손 전 지사의 지시"라고 전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은 국민통합추진본부 등을 중심으로 '1인당 1000명 모으기' 캠페인에 들어갔다. 이른바 '천지인(千知人)전략'이다. 예비 경선 선거인단으로 50만 명을 등록시켜 예비 경선에서 수위를 차지한다는 게 목표다. 정 전 의장은 매일 10개 가까이 비공개 일정을 만들며 직능단체 등을 집중 접촉하고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측은 최근 열린우리당 당원을 중심으로 시.군.구까지 조직을 구축했다. 이창복 전 의원, 김종철 전 연합뉴스 사장 등 1980년대 재야 단체인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인사들도 지역별로 돕고 있다. 캠프의 한 의원은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부산 조직에 합류하는 등 영남에선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을 밀던 인사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부산파' 386 측근이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팬클럽 '행복한 사람들'의 전국 조직화 작업을 최근 완료한 데 이어 여성단체 등 여성 유권자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유시민 의원 측은 "자발적 고정 지지층이 있어 100만 명 선거인단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 측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했던 점을 내세워 농민.시민단체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채병건.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