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큰잔치>경월소주 우승.여자부는 한체대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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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전=李德寧기자]지난해 12월20일부터 대전충무체육관에서 1,2,3차대회로 나뉘어 벌어진 대통령기 93핸드볼큰잔치가 경월과 한국체대가 각각 남녀부에서 첫 패권을 차지한 가운데 26일 막을 내렸다.
올대회는 대회운영등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으나 한국핸드볼의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수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가장 큰 현상은 그동안「남자=대학,여자=실업」의 등식이 성립했던 판세구도가「남자=실업,여자=대학」으로 바뀐 점이다.
남자의 경우 지난해 성균관대와 경희대가 1,2위를 차지하는등대학이 강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1~3차 대회를 통해 경월과 상무가 압도적인 기량차로 대학세를 누르며 1,2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 여자는 89년이후 대구시청.초당약품.종근당등 실업팀들이 줄곧 정상자리를 지켜왔으나 올해는 한체대에 맥없이 밀려났다. 이같은 변화는 선수관리와 전술전략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한국핸드볼이 지향해야 할 목표를 던져주고 있다.
우선 경월이 12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는우수선수들이 갈수 있는 실업팀이 경월 한곳 뿐이라는 구조적인 취약성 때문이란 분석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핸드볼선수들의 기량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는남자가 대학을 졸업한뒤 3~4년후인 26~28세,여자는 대학 3,4학년때부터 졸업후 2~3년.
그러나 우리나라는 특히 남자실업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효율적인 선수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경월의 독주는 당연한 결과며 핸드볼 발전을 위해서는 실업팀의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여자의 경우도 실업팀들이 대학졸업생을 받아들이지 않아 전력의 극대화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경기력 측면에서 핸드볼관계자들은 경월과 한체대의 다양한공격 패턴과 함께 막강한 수비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두팀이 李基浩.趙銀姬등 각각 43%와 36%로 최고의 방어율을 기록한 골키퍼를 보유한데다 선수전원이 매 경기 공격 못지 않게 가장 적극적인 수비를 펼쳐 상대팀의 공격을 둔화시켰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대회는 역대대회에 비해 이렇다 할 대형신인들이 나타나지 않은데다 일부팀의 2차대회 포기움직임,지방개최.관중동원의실패 등으로 대회운영이 코트의 열기를 뒷받침하지 못해 아쉬움을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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