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정수기-불순물 여과 미흡등 부적격품 58%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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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수기=업계에서는 일반가정.업소에 국산품.수입품등 1백50여종 3백여만대가 보급돼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최고 1백만원대 이상의 고가 정수기 상당수는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염기성물질등 불순물을 제대로 여과해내지 못하며,일부는 자체에서 오염물질이 나오거나 여과된 물의 저장과정에서 재오염되는등 58%가 부적격품이라는 조사가 발표돼 있다.
수질검사기관인 한국수도연구소(소장 金正根)가 지난해 시판중인정수기 54대를 대상으로 37개의 수질검사항목으로 정수성능을 분석한 결과 청색증을 유발하는 질산성질소의 경우 9개제품만이 90%이상을 여과해 적격판정을 받았다.7개제품은 전혀 여과하지못했다. 염소이온은 8개제품이 적격품이었고 20개제품은 여과율이 10%미만으로 나타나는등 64%가 부적격품이었다.
중금속의 경우 4개제품은 카드뮴을,9개제품은 망간을,4개제품은 철을 전혀 걸러내지 못했고 망간.수은을 여과시키지 못하는 제품도 있었다.
이와함께 2개사 제품은 정수이후 황산이온 농도를 오히려 높였고 대장균오염도와 물의 탁도를 심화시키는 경우도 있었고 역삼투방식의 1백만원대 고가인 3개사 제품은 인체에 이로운 미네럴까지 90%이상 여과,거의 증류수화하는 것으로 나타 났다.
이같은 정수기는 정수방식에 따라 크게 수도직결식.저장식과 함께 맥반석.세라믹을 이용해 물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3종류로 나뉜다. 또 정수기에 따라 활성탄.이온교환수지.자외선살균.역삼투막등 다양한 여과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선 수도직결식의 경우 값이 7만~50만원대로 싸 일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활성탄.이온교환수지등 비교적 간단한 수처리제를 이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그러나 이들 정수기는 수처리제의 품질.배열방법.제작방법에 따라 성능.비용.수명에 큰 차이가 있다.
정수기의 오염은 정수장치에도 문제가 있지만「반영구적」이라는 선전을 과신,필터를 제때 갈아주지 않아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업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저장식은 활성탄.이온수지교환방식외에역삼투막방식을 주로 이용하며 살균력을 높이기 위해 상당수 제품이 자외선살균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한국수도연구소는 정수기의 문제점으로▲필터교환시기가 제대로 명시돼 있지 않고▲필터의 호환성이 없어 부품구하기가 쉽지 않으며▲일정한 기준이나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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