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듣고 보는 한국사 물꼬-뉴미디어 세태 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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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 교양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는 그 간행형식이 녹음테이프,회화+만화등으로 더욱 다양해져 가고 있다.
한국사 서적 출간붐은 92년 후반부터 시작돼 지난해엔『다시 쓰는 현대사』(돌베개)『이야기 한국사』(청아출판사)『한국사 1백장면』(가람기획)『교실밖 국사여행』(사계절)『물구나무 서서 보는 한국역사』(녹진)『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의 역사』(웅진출판)등이 인기를 끌었다.
쉽게 풀어쓴 이들 교양서는 그림.사진.도표등 다양한 시각자료가 돋보인『사진과…』를 제외하면 거의 전부가「읽는 책」의 범주에 머물러 있었다.
올해에는 회화와 만화.소설이 결합된「보는 책」,테이프로 된「듣는 책」이 상당한 분량과 무게를 지니고 나와 장르의 다양화를피부로 느끼게 했다.
보는 책의 선두주자로 나온 것은 만화가 김산호씨의 『대쥬신제국사』(동아출판사)다.
신문지 절반 크기에 2백40쪽 분량의 원색화보집 세권으로 된이 책은 형식과 내용이 모두 국내 초유의 것이다.형식상 말풍선이 들어간 점에서는 만화지만 한국화.일본화.중국화.유화의 다양한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에 지문설명은 소설형식으 로 돼 있다는복합성이 특징이다.
원색 그림 2천여점과 원고지 1천5백장 분량으로 된 이 책의독특한 형식에 대해 저자는「회화극본민족사」란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있다.
또 내용에서 우리 민족은 기마민족인 東夷족이며 농경민족인 중화족을 압도하면서 동아시아를 호령한 호랑이였다는 민족주의적 확대사관이 독특하다.
한국사 교양서의 또 하나의 새로운 장르는「보는 책에서 듣는 책으로」의 새로운 추세를 반영한『오디오 인물한국사』(한길사)다. 60분짜리 카셋테이프 20개로 이뤄진 이 책은 바쁜 현대인들이 자동차나 전철 안에서 우리 역사상 뛰어난 인물들의 삶과 사상을 공부할 수 있게 한 뉴미디어교과서라 할 수 있다.
『이야기 인물한국사』의 저자인 역사문제연구소 이이화소장(57)이 직접 녹음한 이 책은 5개의 주제별로 87명의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 새로운 장르의 책들은 값이 비싸다는 흠이 있는데『대쥬신제국사』는 9만원,『오디오 인물한국사』는 6만5천원이다.
〈趙顯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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