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새해 어떻게 달라질까-권력구조,권력승계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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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脫냉전의 세계조류와 우루과이 라운드(UR)타결에 따른 새 국제경제질서속에서 북한은 올해 얼마만큼 변화할 것인가.북한의 대내외 정세 핵심고리인 핵문제가 어떻게 가닥을 잡을 것이냐가 변수가 되겠지만 권력승계의 가시적 조치등으로 체제를 강화하면서 일정 범위내에서 대외개방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대외적으로는그동안 제국주의로 싸잡아 공격해왔던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이라는 새로운 상황이 펼쳐질 공산이 높다.남북관계도 질적 변화를 가져와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과 함 께 사회.문화교류도 활성화돼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개방정책에 따라「우리식 사회주의」체제가 밑동부터 뒤흔들릴 경우 대내외정책이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다.올해 예상되는 북한의 기상도를 분 야별로 그려본다.
올해 예상되는 북한의 권력구조 변화중 가장 큰 관심사는 金正日의 권력승계.94년은 특히 金正日이 74년 2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후계자로 결정된지 꼭 20년째가 되는 해라는 점이 주목된다.
북한이 10,20년 주기등 이른바「꺾어지는 해」를 중시해왔다는 점에 비춰 올해는 권력승계가 마무리되는 가시적 조치가 있을것으로 예측된다.
金正日이 91년부터 매년 차례로 군최고사령관.원수.국방위원장에 추대되는등 권력승계의 단계적 조치를 밟아왔다는 점도 이같은예측을 뒷받침한다.올해 권력승계와 관련한 진전된 조치가 없을 경우 이는 북한권부내에 이상전선이 생겼음을 의미할수 있다.
현재 金日成이 갖고있는 黨총비서.黨중앙군사위원장.국가주석직중적어도 한개의 직책이 올해 金正日에게 이양되고 나머지 직책의 이양등 완전한 승계는 95년말께나 그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북한이 95년을「통일의 해」로 정한데다 앞으로 2~3년간을 경제의 완충기로 정한데 따른 총체적 평가가 필요하고 金日成이 지난해 열차례가 넘는 현지지도를 통해 건강을 과시하고있는 점등이 이같은 전망을 낳게한다.
결국 올해는 국가주석직 또는 黨중앙군사위원장의 이양이 유력하며 당총비서직 승계는 사회주의국가 속성상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주석직 조기 승계 가능성은 92년의 개정헌법에서 ▲주석의 국방위원장 겸직규정을 폐지하고▲주석이 최고인민회의에서 책임을 지도록 하는등 주석의 권한을 축소시킬때 예고됐으며 이는 곧 金正日이 국방위원장에서 주석으로 가는 단계적 권력이양 의 포석일수 있다.
黨중앙군사위원장 이양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으나 현 黨규약에총비서가 중앙군사위원장을 겸임하도록 돼있는 만큼 규약개정을 통해 두 직책을 서로 분리시키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예상되는 권력구조 변화부분은 권부내의 세대교체다.
작년까지 吳振宇.崔光.李鍾玉.朴成哲과 金英柱.金炳植등 원로들이 각각 자리를 지키거나 새로 중용됐지만 올 연말께는 세대교체바람이 한바탕 불 것으로 예상된다.
세대교체는 金正日의 권력승계와 궤를 같이 하며,이는 그동안 강등됐던 金達玄.金容淳의 복권과 함께 金基南.金國泰.張成澤등 金正日측근들이 권력전면에 나서는 계기가 될게 분명하다.
만약 핵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지 않고 경제난이 지속될 경우 권력승계나 세대교체는 중대한 시련에 봉착할 수도 있다.
〈兪英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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