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민주 3역중 4명/고대 정외과 선·후배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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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병오­이세기­문정수­김덕규씨 순/14대 총선때 16명 당선 “의원 제조과”
23일 완료된 민자당 당직개편에서 사무총장·정책위 의장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이 차지함으로써 민자·민주 양당의 3역 6명중 고대 정외과 출신이 4명이나 돼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자당의 문정수총장·이세기 정책위 의장은 물론 민주당의 김덕규총장·김병오의장 등이 모두 고대 정외과 선후배사이인 것이다.
이들은 김병오(56학번) 이세기(57학번) 문정수(59학번) 김덕규(61학번)의 순으로 선후배관계가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3D(동래고·동국대·동아대)와 맞먹는 고대 마피아가 여야를 장악했다』는 우스개 소리가 오갈 정도다.
문정수·김덕규의원 등 여야 사무총장은 과거 야당생활도 같이해 친밀한 사이로 김 민주 총장은 『성격이 원만한 분으로 여야간 대화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세기·김병오 여야 의장은 줄곧 여당과 야당·재야의 다른 길을 걸어왔으나 과거 김 민주 의장이 고대 노동문제연구소 강사로 있을 당시 이 의장이 모교 정외과 교수로 재직,서로 알고 지내온 사이다.
김 민주 의장은 이번 여권개각에 대해 『3∼6공 인사들이 중용돼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난하면서도 이 의장 임명에 대해서는 『학식과 주관이 뚜렷해 여야간 정책대결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후한 점수를 줘 후배를 배려. 고대 정치외교학과(정치학과)는 이미 14대에 단입학과도 모두 16명의 여야 국회의원을 배출,「국회의원 제조학과」라는 별칭을 듣기도 했다.
민자당에는 신상우 국방위원장,김중위 예결위원장과 이재환 전 국회사무총장,문정수·이세기·유돈우·이용두·박명환·김호일·김범명의원 등이 있고 민주당에는 김덕규·김병오·조홍규·박계동·박정훈의원,국민당의 한영수의원 등이 이학과 출신. 단일학과 16명은 정원이 훨씬 많았던 서울법대 출신의원 38명에 비해서는 처지나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14명)보다는 많은 숫자다.
이들중 이세기·김중위·박명환·이재환·김병오의원 등이 4·19세대로,4·19 당시 고교생이었던 박정훈·김덕규·조홍규·김범명의원 등이 6·3세대로,박계동의원 등이 긴급조치세대로 구분되는 반독재투쟁 경력인사가 많은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신임 이 민자 의장은 4·19 당시 학생위원장을 지낸 4·19 주도세력이며 민주당의 박정훈의원은 「6·3세대의 대부」로 불릴 만큼 학생운동의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다.
이들은 평소 고대 교우회는 물론 정외과 동문회를 통해 여야간에도 세달에 한번꼴로 정기적 모임을 갖고 친목을 다지고 있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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