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정보통신 관련뉴스-최대관심사는 제2이동통신 향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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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올 한해도 크고 작은 정보통신 관련뉴스가 각종 매스컴에 오르내렸다. 정보통신계 최대 현안으로 부각됐던 제2이동전화사업자 선정방식이 논란끝에 단일컨소시엄으로 결정됐는가 하면 무선호출기시장에서는 신규사업자들이 화려하게 등장해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또 21세기 유망분야인 정보통신산업을 국가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보화촉진기본법이 부처간의 영역싸움으로 비화되기도 했으며,우루과이라운드(UR)의 여파는 국내통신시장을 개방이라는 절벽으로 밀어 넣었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정보통신분야의 이모저모를 결산해 본다.
◇제2이동전화사업자 선정방식 결정=체신부는 10일 지난 1년여동안 관심을 불러모았던 제2이동전화사업자 선정방식을 단일컨소시엄방식으로 최종 확정하고 그 구성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전경련의 자율조정으로 해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특혜시비」를 일단 전경련의 자율조정이라는 묘수(?)로 넘김에 따라 지난해 선경의 제2이동통신사업 반납이후 그동안 골머리를 앓았던 문민정부최대의 짐을 덜었다는 점에서 청와대에서 조차 최선의 방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
그러나 체신부가 한국이동통신의 민영화계획까지 함께 발표하는등이동통신에 대한 정부의 권한을 거의 포기하는 출혈을 감행함으로써 정책을 너무 안이하게 집행한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으면서「짜고치는 고스톱」「물밑흥정을 통한 나눠먹기 」라는 의혹이제기되기도 했다.
◇정보통신산업의 부처간 영역다툼=올해는 체신부와 경제부처간의영역싸움으로 정보산업발전을 오히려 역행시킨 한해였다.
한전의 종합유선방송(CATV)사업 참여에 대해 한전과 한국통신을 앞세워 대리전을 치렀던 체신부와 경제부처들은 정보통신 정책부처 신설과 정보화촉진기본법 제정을 둘러싸고 더욱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체신부가 대통령공약임을 내세워 정보통신부로의 영역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상공부는 정보산업 기본정책 수립과 육성은 경제부처에서 수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정보산업을 총괄 조정하기 위해 제정할 계획이었던 정보화촉진기본법이 주체와 재원을 경제기획원 산하에 두어야 한다는 경제부처들과 고유의 영역이라는 체신부간의 논쟁으로 국회에 상정되지도 못한채 해를 넘기게 됐다.
◇무선호출서비스 경쟁시대 돌입=지난 5월 濟州이동통신이 신규사업자로는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무선호출사업이 본격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특히 전국 10개의 무선호출 신규사업자들이 6개월도 안돼 11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하는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무선호출시장은 이제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
◇저가.고성능.에너지절전형 486PC 바람=올 컴퓨터시장은 PC기종이 486 단일기종에 그치면서도 내부시스팀의 변화를 통해 성능이 크게 차이나고 에너지절약차원의「그린PC」가 세찬 바람을 일으켰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그동안 고가정책을 폈던 한국IBM과 삼성휴렛패커드등 외국합작회사들과 국내 대기업들이 올해들어 컴퓨터의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도 특징으로 꼽을수 있다.
한국IBM이 사상 처음으로 세일판매를 했고 삼성휴렛패커드가 90만원대 PC를 선보였으며,국내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그린PC와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스카시방식의 PC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통신시장 개방=미국 AT&T가 지난 6월 국내 교환기 조달자격심사에서 적합판정을 얻어 내년도 교환기 물량구매부터 국내통신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우리나라도 통신시장에 암운을 드리우게됐다. 특히 내년 1월1일부터 부가가치망(VAN)서비스가 완전개방되는데 이어 빠르면 97년부터 기본통신까지 개방될 것이라는제네바 UR협상결과에 체신부는 물론 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있는 실정이다.
지난 7월에 있었던 한국통신의 교환기 입찰에서 AT&T는 국내에 처음 진출하면서도 전체물량의 19.2%를 차지하는 기염을보여 통신시장 개방의 파고가 얼마나 드센지 확연히 보여줬다.
이같은 상황에서 97년 기본통신서비스까지 개방될 경우 단순히산업보호차원에서가 아니라 국가정보 누설차원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정보종속국가로 전락하는 심각한 문제까지 야기될수 있게 된다. ◇전화시설용량 2천만회선 돌파=지난달 30일 우리나라의 일반전화시설용량이 2천만회선을 넘어서 1가구2전화시대를 열게 됐다. 仁川주안전화국의 연수분국에 1만8천회선의 전화가 개통됨으로써 이룩한 2천만회선 돌파는 세계 8위의 통신선진국이 되는쾌거였다.
국내 일반전화시설용량은 지난 87년9월 1천만회선을 넘어 1가구 1전화시대를 여는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연평균 1백70여만 회선이 가설됐다.
특히 이같은 증가세는 단순한 수치상의 의미뿐 아니라 벽촌.도서지방에 전화시설이 보급돼 지역간.거리간.빈부간의 불평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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