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협 주최 양심수위한 공연 대중가수 절반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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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가 주최하는 양심수를 위한 공연에 대중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민중.대중가수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음을 실감케 해주고 있다.
12일 오후3시 한양대 올림픽 체육관에서 열리는『양심수가 없는 나라』 공연은 민가협이 양심수문제를 여론화해서 석방을 앞당긴다는 취지로 89년부터 정기적으로 열어온 공연.
초연때 공안정국의 사회분위기로 민중가수 몇명과 민족문학 작가회의의 시인들이 참가해 양심수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으로 조촐하게 꾸며졌고 지난해까지도 대중가수의 참여는 드물었다.
그러나 올해는 정태춘. 박은옥.안치환등 민중가수 이외에도 김종서,전인권과 들국화,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등 대중가수들이 게스트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민가협측은 이에 대해 『문화계 전반이 대중.민중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사회분위기를 감안해 올해는 대중가수를 대거 초대하게 되었다』면서『섭외과정에서 대부분의 가수들이 호의적인 반응을보인데 놀랐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겨울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김종서는 민중진영 주최 행사에 첫 출연이면서도 선뜻 참가의사를 비쳤고 전인권도 예정된 자신의 공연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참여할 정도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연은 진행에 있어서도 지금까지의 메시지 전달위주의 딱딱한 방식을 탈피,공연자체에 재미를 느낄수 있도록 기획됐다.
1부와 2부는 대표적인 양심수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코너.이영희 교수.박형규 목사.이철의원.김근태씨등이 나와자신들의 투옥경험을 들려주고 문민정부의 인권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로 유명한 대표적 인 민중가수 안치환,민중가요와 록음악을 접목시킨 음악세계를 추구하고 있는 그룹 천지인,1회 통일노래 한마당에서『진혼곡』으로 대상을 수상한 김영남.정태춘 박은옥부부가 등장한다.3부는 이번 공연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준비중인 코너로 SBS-TV『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문성근이 유신.5공조작사건의 고발이란 주제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한다.
마지막4부는 대학내 최고의 음악운동집단인 조국과 청춘이 이번공연을 위해 만든 노래『양심수가 없는 나라』를 합창하는 코너.
또 이적행위 혐의로 43년간이나 수감돼 있으면서 한번도 면회를한적이 없는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씨(69)의 석방을 촉구하고 김씨의 사진이 담긴 엽서를 나눠준다.
민가협측은『5,6공때 1천여명을 넘던 양심수들이 현재는 3백22명으로 줄었다』면서『이번 공연을 양심수를 위한 마지막 공연으로 생각하고 이를 계기로 남은 양심수석방을 위한 활동을 집중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이번 공연의 입장료는 예매 5천원,현매 6천원.공연수입료는 양심수들을 위해 쓰여지며 공연장 입구에서는 책.겨울내의.편지등 양심수 겨울나기 영치품도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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