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경제 어떻게 풀릴까-국제 경기침체 서서히 벗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내년의 세계경제는 올해보다는 다소 나아지겠으나 그렇다고 큰 폭의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국제통화기금(IMF)과 美國의 와튼 계량경제연구소(WEFA).세계통계조사연구소(DRI)등 국제적인 경제예측기관들에 따르면 선 진국들의 경우 90년대 들어 계속돼온 경기침체에서 어느정도는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그동안 워낙 부진했었기 때문에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개발도상국은 내년에도 선진국보다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성장세가 둔화,과거와 같은 두자리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지난 80년대까지 매년 3~5% 성장해왔던 세계 경제는 90년대 들어 선진국들의 경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올해까지 4년 연속 1~2%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UN은 최근 발표한「93년 세계경제에 관한 보고서」에서 올해세계경제성장률을 실질 국내총생산(GDP)기준 1%로 추계하면서내년에는 2.5%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IMF.WEFA.DRI등도 올해 1.2~2.2%에서 내년에는2.9~3.2%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특히 선진국들은 내년성장률이 2.2~2.5%에 이르러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올해(0.9~1.2%)보다는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들어 나라마다 앞다투어 금리를 내리고 투자를 늘리는등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취한 각종 조치들이 내년에는 어느정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반면 개발도상국들은 내년에평균 성장률이 5% 안팎에 머물러 올해와 비슷하 거나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환율=올해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진작을 위해 재할금리등公금리를 일제히 내렸다.또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로 시장 실세금리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내년에는 경기가 다소 되살아난다고 하더라도 투자수요는 여전히많지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각국이 통화관리를 신축적으로 하고 공금리는 계속 안정시킨다는 계획이어서 실세금리도 하향안정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WEFA.DRI등은 美.日.EC등 선진국의 만기 10~20년짜리 장기국채를 기준으로한 실세금리가 올해 4~8% 수준에서 내년에는 3~7%線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은 엔貨가 소폭이나마 약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그동안 엔貨값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데다 일본이 경기침체에 시달리면서 무역수지 흑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가.국제원자재값=농산물과 광산물 모두 수요가 늘기 시작하면서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DRI는 내년에 각종 원자재값이 평균 7.1%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성장률 둔화추세에 따라 상승률도 다소 낮아지고 선진국은 전체적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閔丙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