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고교 폐교사태/이농 늘어 재학생마저 자꾸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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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4백명 모집에 16명 지원도/전남 76곳·경남 50곳 정원미달/도시엔 교사부족,시골선 과잉
농·어촌 고교들이 학생이 없어 폐교를 하는 등 진학생 부족사태가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농현상에 따른 인구감소로 고교진학 연령층이 엷어진데다 고교 진학생들의 이농현상까지 겹친 때문으로 학교마다 진학 희망자가 턱없이 모자라 더 이상 학교를 운영할 수 없게 되자 경북 도내 고교로서는 처음으로 내년 2월 폐교키로 하고 재학중인 1,2학년 39명은 의성여고와 의성고에 진학시키기로 했다.
강원도 태백시 태백고도 학생이 없어 강원도내에서 처음으로 내년에 폐교키로 하고 94학년도 신입생을 뽑지 않았다.
또 전남 나주 광남고의 경우 내년도 8학급(3백76명) 모집에 지원자가 16명(0.04%)밖에 되지않고,사천 용남고도 원서접수를 20일 마감한 결과 정원의 2백40명(5학급)에 겨우 60명(25%)이 지원했을 뿐이다.
경남 산청 송계고는 모집정원 2백40명(5학급)에 지원자가 67명(27.9%)에 불과했고,인천 영종상고는 1백8명 모집에 81명이 지원해 미달됐다.
용남고는 이에따라 신입생 모집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신입생 유치작전을 펴고있고,진주시내와 24㎞거리인 송계고도 통학버스 6대를 운행하면서 진주시내 중학교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유치작전을 펴고있다.
전남에서는 도내 전체 1백45개 고교중 도시지역을 제외한 농·어촌지역 76개교,경남은 전체 1백14개교중 역시 도시지역이 아닌 50개교에서 2천3백98명의 정원미달 사태를 빚고있다.
이 때문에 일부 고교에서는 교과 과목별 교사배치를 하지못하고 있는 반면 어떤 학교에서는 교사가 남아도는 정반대 현상을 빚고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S고교 이상운교사(37)는 『고교생들의 이농현상은 도시근교 농·어촌지역에서 특히 심해 고교 진학생들의 부족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근본적인 교육개혁을 통해 이같은 폐단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전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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