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배 이창호.서봉수 충격의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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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李昌鎬6단이 천적관계를 보여온 日本의 요다 노리모키(依田紀基.27)9단에게 또 졌다.이리하여 李6단의 對요다 종합전적은 1승5패.
18일 東洋증권배 세계바둑대회 16강전이 열린 롯데호텔의 검토실은 아침부터 초만원이었다.국내 20여명의 프로기사들과 韓日관계자.기자들의 시선이 李昌鎬-요다戰의 모니터에 집중됐다.중반까지는 白을 쥔 李昌鎬의 우세.종반의 달인 李6 단의 낙승이 점쳐질때 돌연 李昌鎬가 무리수를 던졌고 요다가 반격했다.「기다림의 화신」李昌鎬가 천적을 의식한 탓인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 페이스를 잃었다.요다가 그 기회를 꽉 잡아 형세불명.그래도 모두 李昌鎬의 끝내기를 결사적으로 믿었 으나 요다는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1백여개의 시선이 모니터를 주시하는 가운데 요다의 1집반승이 확정됐다.
이날 日本은 야마시로(山城宏)9단이 曺薰鉉9단에게 역전패하는등 4명이 줄줄이 떨어졌다.마지막에 요다가 李6단을 꺾자 일본진영엔 환호성이 터졌고 한국쪽은 초상집이 됐다.『4패보다 귀중한 1승』이라고 日本쪽은 말했다.요다는 지난 7월 北京에서 李昌鎬와 만났을때 李昌鎬를 道策 吳淸源과 함께 바둑3聖이라고 치켜세웠다.
李6단만 졸졸 따라다니며 바둑두자고 조르더니 이날 또 이겼다.대회3연패에 실패한 李6단은 복기없이 조용히 사라져버렸다.
그 모니터 바로 옆에서도 아주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세계선수권자 徐奉洙9단이 미국인 마이클 레드먼드7단(30)에게 초반부터 밀리더니「어어」하는 사이에 무려 8집반패.한국계나 일본계가아닌 순수한 서양인이 동양의 세계정상급을 최초로 격파해낸 것이다. 레드먼드는 국후 감격에 젖어 말했다.『꿈만 같다.徐9단은싸움이 누구보다 강한데 오늘은 이상했다.』레드먼드는 17세때 일본에 가 81년 정식프로에 입단했다.
〈朴治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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