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인간시대,뉴스메이커.화제에 집착 舊인간시대 감동못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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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MBC-TV가 이번 가을 개편에서 부활한『新 인간시대』가 과거『인간시대』때의 감동을 살려내지 못하고 화제의 인물 소개프로로 변질되고 있다.
『인간시대』는 이웃의 감동적인 삶의 모습을 담은 휴먼다큐멘터리로 방영기간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건전프로 1위의 자리를 차지했던 프로.그러나 MBC는 지난 봄 소재고갈이란 표면적 이유를 내세워 폐지했었다.
『新 인간시대』는『인간시대』의 제목만 빌렸을뿐 인물선정의 기준이나 진행방식에서 완전히 다른 프로로 바뀌고 있다.
『인간시대』가 시의성.화제성에 연연해하지 않고 우리주변의 친근한 인물을 발굴해온데 비해『新 인간시대』는 뉴스메이커나 주변의 인물을 주로 선정,화제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인간시대』가 한 인물을 55분짜리 다큐멘터리로 다룬데 비해『新 인간시대』는 매회 3명을 출연시켜 15분씩 할애하고 있고 3명의 진행자가 화면을 보며 얘기를 나누는 토크쇼 방식을접목시키고 있다.
김홍신.감우성.송채환등 3명의 진행자가 화면을 보며 내레이션형식으로 인물의 이야기를 간접 전달함으로써『인간시대』가 보여준리얼리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新 인간시대』가 그동안 3회에 걸쳐 다룬 인물들중에 서해 페리호 사고로 남편을 잃은 김미경씨,댄스그룹 잉크의 혼혈가수 이만복,국회의원 김두섭씨의 여공 부인 주계선씨,위도에서 살아남은 한국통신의 황국연씨등은 뉴스뒤의 화제성 인물들 이다.이중에는 TV토크쇼나 여성지에 그 스토리가 이미 소개된 인물도 있다. 『新 인간시대』1호 인물로 소개된 원산희씨의 경우 6.25종전후 북한을 선택한 포로.북한에서 다시 중국으로 탈출하고 40년만에 남한에 있는 딸을 찾아 귀국하게 되면서 빨찌산 토벌대출신의 사돈과 조우하게 되는등 드러매틱한 인생역 정이 15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新 인간시대』의 책임프로듀서인 박명규씨는 『매회 인물을 3명씩 출연시키는 것은 1시간을 이끌어갈만한 인물들이 크게 부족한데다 생활리듬이 빨라진 시청자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들의 의도는 『인간시대』의 감동에다 『인간시대』보다 높은 시청률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新 인간시대』 포맷으로는 감동과 재미,두마리토끼를 다 놓칠수 있다는 것이 『인간시대』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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