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새亞太시대를연다>2.우리경제 활력 되찾는 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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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부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의 활성화를 통해 우리경제 활력회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APEC이 올들어 亞-太경제협력기구로 발돋움하고 있어 이를 亞-太지역 자유무역확대의 軸등 여러목적의 보금자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美國.日本등 선진국과 동남아 開途國 사이에 있는 한국과 같은나라가 APEC의 조정역을 맡아주었으면 하는 분위기가 회원국들사이에 형성돼 있어 어느때보다 우리의 입지가 좋은 것도 사실이다. 세계 최대 경제권으로 떠오른 亞-太지역에는 요즘 묘하게도서로 경제협력을 강화하자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亞-太지역이 그동안 GATT(관세무역일반협정)등 多者間 무역체제로부터 혜택을 받아 경제성장을 해왔으나 냉전종식후 이 체제가 약화되고 지역주의와 국가간 통상압력이 팽배해지자 同病相憐의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金基桓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 회장은『최근 APEC의 정신은 이같은 추세를 가능한한 저지함으로써 亞-太지역의 활력을 북돋우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PEC이 다른 지역경제협력체와 달리「개방적 지역주의」를 내세우고, 日本등 일부 회원국이 域外國에도 관세등에서 불이익을 주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美國의 클린턴 새 행정부가 종래의 대서양 중시정책을 태평양 중시로 전환하고 올들어 APEC 의장국을 맡으면서「新태평양공동체」추진 구상을 밝혀 APEC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APEC이 실질적인 경제협력사업을 벌이는 기구가 되도록 적극 응원할 계획이며 이번에 채택될「亞-太 무역및 투자자유화선언」(TIF)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美國이 제안한 이 선언이 채택될 경우 그동안 느슨한 회의체였던 APEC은 경제협력기구로 가기위한 실무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이 안이 받아들여지면 APEC은 각국 고위경제관료로 무역투자위원회(TIC)를 구성,매년 사업계획을 짜 추진하게 된다.
이 위원회는▲무역정책논의▲통관간소화▲투자환경개선▲시장접근을 위한 행정규제완화▲중소기업간 무역.투자교류증진등 10여가지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결국 亞-太 지역내 무역.투자의 활성화를 겨냥하는 셈이다.
지역경제협력체로서는 유일하게 가입된 기구가 APEC이어서 애착이 큰 우리나라가 특히 기대를 갖는 것은 이 대목이다.
朴雲緖 상공자원부 1차관보는『APEC의 틀을 통해 우리는 中國.아세안.日本등의 시장개방을 촉진,세계 최대경제권인 亞-太지역에서 안정적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등 APEC은 여러 측면에서 유용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朴차관보는 또『APEC을 통해 우리는 EC(유럽공동체).NAFTA(北美자유무역협정)등 폐쇄적 지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EC등의 울타리쌓기를 견제하는 바둑돌을 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교역규모 확대에 따라 경제강국들이 공세적으로 제기하고있는 통상압력을 APEC이라는 多者的 틀속에 녹이게돼 마찰이 완화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이미 대폭 대외개방되어있어 亞-太 지역 무역.투자자유화에 따른 개방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농산물.서비스등 일부 취약분야는 APEC내 開途國의 개방수준과맞추어가는 혜택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부,美주도 반발 柳莊熙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APEC활성화는 우리경제의 선진화.국제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PEC의 전망을 밝게만 볼 수는 없다. 말레이시아등 아세안 6개국은 美國 주도의 APEC이 자국의 시장개방만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버리지 못해 北美국가를 뺀 동아시아경제그룹(EAEC)창설을 제안해 놓고 있다.日本도 적잖이 미국을 견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회원국간 경제력 차이가 큰 점도 한계다.남북문제.동서문제가 그것이다.
APEC은 결국 회원국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域內 선진국이 開途國에 투자.기술이전등 프리미엄을 주어야 10~20년후 바람직한 결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金 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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