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군지지 자신 없었다”/독 TV와 회견 「유혈」관련 첫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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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그라초프 국방 우유부단했다” 비난
【베를린=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독일 TV와의 회견에서 지난달 유혈사태때 군이 자신을 지지해줄지 여부에 자신이 없었다고 솔직히 토로하고 보수파 무력봉기 진압때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였던 파벨 그라초프 국방장관을 최초로 비난하고 나섰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저녁 ARD­TV에 방영된 인터뷰에서 지난달초 최고회의 보수파 대의원들이 의사당을 무력 점거,유혈사태가 발생했던 당시 군의 동향이 모호해 사태향방이 불확실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옐친에 따르면 당시 그라초프 국방장관은 사태가 가져올 파장을 우려한데다 의사당 공격명령을 내린다해도 실제 군부대가 이 명령을 따라줄지 여부에 자신이 없었는지 계속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옐친은 이에 따라 자신이 직접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그라초프 장관 대신 군에 대해 의사당 진압명령을 내렸으며 이후 군병력이 탱크·헬기 등과 함께 모스크바 시내로 진입,의사당에 발포하기까지 손에 땀을 쥐며 군의 동향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은 지금까지 계속 군장악에 자신감을 보여왔으며 이처럼 당시 불확실한 순간이 있었음을 시인한 것은 ARD­TV와의 회견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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