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자유화반걸음앞서간다>4.동양투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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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5일 오전 東洋투금의 차.과장들은 장시간 격론을 벌였다. 다음週 1주일동안 적용할 여.수신 금리를 정하는데 가급적 금리를 낮추려는 여신 담당자와 낮추지 않으려는 수신 담당자들 사이의 의견이 엇갈려 오전8시반에 시작된 이날회의는 점심시간이넘어서야 끝났다.
회의를 주재한 전무는 지켜보기만 했을뿐 금리는 결국 과장들이정했다.은행 같은데선 좀체 보기 어려운 모습이지만 이 회사에서는 흔히 보는 일이다.
지난해 단자업계 수신.수익 실적 1위였던 東洋은 이달부터 금리자유화를 계기로 많은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우대금리를 없앴을때 거꾸로 중소기업 팩터링 할인 우대금리제도를 치고 나갔다.여수신 금리도 연2주째 타사보다 더 내렸다.이런 결정이 바로지난 5일과 같은 모임에서 이뤄졌다.조직이 가볍고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단자업계 중에서도 東洋투금의 行步가 이처럼 유독 더 두드러지는 것은 과장급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이 살아움직이고 있기때문이다.
단자사 금리는 이미 대부분 자유화돼 있어 각사가 매주 금리를조정한다.동양투금은 姜鎬正전무와 영업부서 과장들을 주축으로 한「자산.부채.금리위원회」가 1주일에 한번씩 모여 금리 결정을 맡고 있다.지금은 다른 금융기관도 대개 이런 모 임이 있지만 동양의 경우 타사에 앞서 이미 지난해 7월부터 모임을 활성화시켜온데다 실무자들이 중심이 돼 마련한 금리.영업전략이 거의 그대로 회사방침이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에는 또 다른 중간관리자 모임이 있다.기획부장과 각부서 과장이 모인 신규업무개발팀이 그것이다.개발팀은 지난해 7월표지팩터링 업무를 최초로 개발해냈고 중소금융부.투자관리실을 신설토록 했다.
단자사들은 금리자유화 이후 주된 대출선인 대기업들이 조건이 더 좋은 은행쪽으로 옮겨 갈까봐 고민이 많다.게다가 최근 대기업에 대한 預貸마진이 0.1~0.2% 포인트로 급격히 줄어들었다.그러나 중소기업 마진은 아직도 1% 이상을 유 지하고 있다.이에 따라 각사는 알찬 중소.중견기업 거래선을 발굴해 이들에대한 대출을 늘리는 것만이 금리자유화 이후 살아남는 길임을 공감하고 있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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