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최근 유행 신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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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최근 北韓사회에 新造語가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끌고 있다.이들 신조어는 89년 평양축전과 90년 공산주의 몰락 이후 북한의 정치.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양산된 것이어서 어려운 생활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반영한 말이 주 류를 이루며 일부계층이 사용하는 隱語와는 달리 대부분의 주민이 쓰고 있다는것이다. 내외통신에 따르면 90년 이후 나온 북한의 신조어는 주로▲黨政간부들의 월권과 횡포▲어려운 생활여건▲유입된 외래사조반영▲배금주의 확산풍조▲군비증강등을 꼬집는 내용들이다.
黨政간부들의 월권.횡포를 표현한「벤츠」란 신조어는 독일산 고급승용차「벤츠」를 간부들의「부정축재」와 연결시킨 것.심지어 간부들의 축첩행위를「갱도속에는 못들어가는 벤츠가 좁은 무지개의 치마속으로는 잘도 들어간다」(무지개는 情婦를 일컫 는 은어)고비꼰다는 얘기도 있다.
「삐양삐양」은 평양.지방간의 생활격차를 빗댄 말.「평양평양」의 발음을 약간 변형시킨 표현으로 지방주민들 사이에「병아리도 평양에 가고 싶어 삐양삐양하고 운다」는 식으로 회자된다.
한 귀순자는 배금주의 확산풍조와 관련,「옷이 날개」라는 옛말을 변형한「돈이 날개」라는 신조어가 외래사조에 쉽게 영향받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유행어가 되고 있다고 전한다.
외래사조 유입을 반영한「아다디스」(스포츠용품 브랜드 아디다스지칭),「마동무」(양담배 말보로),「로선생」(양담배 로스만)등도 신조어로 손꼽힌다.이런 말들은 黨政간부나 가족들이 어렵게 구한 외국산 물품을 주위에 자랑할 때 사용된다.
주민들이 어려운 생활여건을 자조하는 뜻으로 사용하는「땅집」도있다.원래 약간의 마당이 있는 재래식 단독주택을 일컫는 말을 주민들이 주택부족을 빗대「땅집이라도 그립다」는 식으로 얘기하곤한다는 것.
「어제와 오늘,오늘과 내일」도 어려운 생활을 풍자하는 신조어.이 말은 평양축전 이전과 이후를 빗댄 것으로,이전에는 그래도먹을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없다는 뜻으로「어제와 오늘이야」,오늘은 조금이라도 먹을게 있지만 내일은 그것마저 없어질수 있다는 뜻으로「오늘과 내일이야」가 각각 쓰인다고 한다.
군비증강과 관련된 신조어로는 핵무기.생화학무기.재래식무기가 한꺼번에 사용되는 전쟁을 일컫는「입체전쟁」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북한이 전주민을 대상으로 채혈작업을 벌이는 것과 관련,O형을「공산주의형 혈액형」(누구에게나 수혈가능),AB형을「돼지형 혈액형」(다른 사람에게는 수혈해주지 못하고 받는 것만 가능)으로 부르는게 유행이기도 하다.
〈兪英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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