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자유화시대>5.비은행권 금융기관 차별화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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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그동안 은행이 금리 규제로 손발 묶인 틈을 타 비교적 수월한장사를 해온 제2금융권도 이제는 경쟁의 소용돌이를 피할수 없게됐다. 은행들이 아직은 몸이 무겁다지만 생각보다 빨리 체질을 바꿔 가고 있고 이들이 본격적인 금리 싸움을 펼치게 되면「덩치싸움」에서 제2금융권은 아무래도 정면대결을 벌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非은행권 금융기관들은 종전처럼 은행보다 조금 높은 금리에 이돈 저돈 끌어모아 더 높은 금리로 굴리는「잡화점식영업」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보고 特化된 영업 전략을 짜내는데 부심하고 있다.
특히 금리자유화 이후 전개될 適者生存의 싸움이 궁극적으로는 제2금융권의 구조 개편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도 다들 인식하고있다. 은행과 직접적인 몸싸움을 해야할 단자사들은 아직까지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단자사 금리는 이미 실질적으로 자유화되어있어「野戰」경험이 충분하고 가벼운 조직,신속한 의사결정등 강점이 있는 만큼 상황 적응력에서 뒤질게 없다는 것이다.
다만 단자사들은 주된 거래선인 대기업중 일부가 은행으로 이탈할 것이란 점에서 불안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자사들은 일부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한 우대금리를없애자 거꾸로 단자권에는 없던 우대금리를 도입하는「역습」을 펴고 있기도 하다.대기업 대신 중소기업 신규 거래선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朴鍾國 東洋투금 상무는『마진을 줄이면서 중소.중견기업을 적극유치하고 자금중개기능을 더욱 활성화하는등 薄利多賣를 강화하는 것이 단자사가 은행과 차별화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일부 단자사들은 綜金社 전환이나 외국금융기관과의 합작등 영역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움직임이다.보험사들은 이번 금리자유화를 계기로 저축도 되고 위험보장도 되는 高금리의 저축성보험이 급속히 위축될것으로 본다.노후복지보험등 인기를 모 아온 저축성보험은 금리가 묶여있는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이제는 다른 금융권 상품과 수신싸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 生保社들은 지난해부터 수지가 좋지 않은 저축성 보험을 줄이고 순수보장성 보험 확대에 주력해와 큰 어려움이 없으나 당장 수신고를 높이기 위해 저축성 보험위주의 영업을 해온 신설생보사들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보험사의 대 출금리가 0.5~1% 포인트 올라 대출선 확보에도 신경을 써야할 상황이다.일부대형사들은 보증보험 대출을 신용대출로 바꾸고 장기 주택자금대출.결혼자금대출등 새로운 대출상품 개발에 나섰다.보험사들은중소기업과 가계쪽 대출비중을 한층 늘 릴 계획이다.
반면 신용금고업계는 束手無策인 상태.수신은 늘고 있으나 마땅히 대출해줄 신용있는 거래선이 없어 자금이 남아돌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있다.상품개발이나 지점설치등이 막혀 있어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朱 鎭奎 思潮금고 사장은『금고들이 교양강좌.도서실 운영등 서비스를 넓히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은행등과 가격경쟁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으며 쓰러지는 금고가 나올것이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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