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사찰 우선돼야 북 핵해결”/한완상부총리 관훈토론회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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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미 수교 앞서 남북관계 정상화 필요/재야­교수때와 생각 크게 바뀐 것 없어
한완상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26일 북미관계 정상화에 앞서 남북관계가 정상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의 기조연설과 질의응답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관게정상화에 앞서 남북 기본합의서 이행과 서울·평양간 상주대표부 설치 등 남북관계 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복귀 ▲국제핵사찰 수용 ▲남북 핵상호사찰 합의 등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며 북한 핵문제와 북미관계 개선 등 일괄 타결방안도 검토되고 있고 11월중 특사교환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요약한 1문1답이다.
­남북간 특사교환으로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특사교환에 응하는 자세는 미­북한 3단계 회담을 위한 인상이 짙은 것이 사실이나 특사교환이 이뤄지면 핵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다.』
­핵문제 타결을 위해 남쪽의 팀스피리트훈련의 중단,경제협력,북미수교 등과 북한의 사찰수용 및 핵확산금지조약 복귀 등의 일괄타결 여론도 있다.
『상황은 그쪽으로 가는 감이 없지 않고 그 방안도 충분히 검토될 수 있다.』
­지난 7월 미­북한 2단계 회담후 「북한은 2개월내에 특별사찰을 받을 것」으로 낙관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현실과 기대치에 차이가 있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속도는 느리지만 해결되는 쪽으로 가고 있다.』
­3차 접촉에서 팀스피리트훈련 중단을 통보했는가.
『비공개인 만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으나 「북한이 핵문제에 성의를 보이면 신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정부입장의 테두리내에서 얘기한 것은 사실이다.』
­대북 유화적 태도로 오히려 핵문제가 꼬인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부는 북한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같이 쓰고 있다. 통일원은 남북관계 개선에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안기부와 같은 부처의 형업이 중요하다.』
­특사교환이 이뤄지면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가.
『남북 정상회담은 특사교환이 조건이 아니라 북한 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돼야 가능하며 서두르지는 않는다. 북한 핵의 완전한 해결은 북한의 국제사찰 수용뿐 아니라 남북 상호사찰도 포함된다.』
­북한의 김정일체제 전환후 전망은.
『김정일의 성격에 대해서는 여러설이 있다. 김일성보다 카리스마가 적은 만큼 권력장악력은 떨어질 것이다. 그가 집권해도 남북관계에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정부는 흡수통일 반대론을 주장하나 국민들은 결국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4분의 3은 점진적인 통일을 지지하고 있다. 점진적인 통일과정에 꼭 흡수라는 용어를 써야하는지 의문이다.』
­한 부총리의 진보성향이 후퇴하고,현실론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도 있는데.
『사람은 변화하는 환경에 창조적으로 적응한다. 특정시점을 기준으로 보수·진보의 범주가 나누고 그 속에 가두는 것은 곤란하다.』
­재야·교수때와 비교할 때 자신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나.
『재야 때의 생각과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오해가 생긴데 일부 타당성이 있으나 북한에 대해 냉엄하게 알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때 「말을 아끼라」는 모의원의 지적이 있었는데.
『아픈 충고였으나 업무에서는 말을 아끼지 않겠다.』
­언론의 보수성 때문에 통일문제가 꼬여간다는 지적이 있는데.
『권위주의시대 언론은 피해대상자의 하나였으나 현재는 막강한 힘을 갖게 됐다. 힘을 갖는 그룹은 보수적인 생각을 갖는다. 보수와 개혁의 조화가 필요하다.』<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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