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단>동구는 유럽보안 요충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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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 ○… ○… ○… ○… ○… ○… ○… ○… 동유럽각국들,특히 체코.헝가리.폴란드 등은 오래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해 새 회원국으로 가입하기를 희망해왔다.민주혁명을 거치면서 舊蘇聯의 영향권에서 이탈한 이들은 이웃한 러시아나우크라이나와 같은 강대국들이 제기하는 잠 재적인 안보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나토가입 이상의것이 없기 때문이다.다음은 바츨라프 하벨 체코대통령이 동유럽 3국이 나토에 가입해야만 하는 이유를 밝힌글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註] …○ …○ …○ …○ …○ …○ …○ …○ …○ …○ 동유럽 舊공산주의 국가들이 나토에 가담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내 나라만을 두고 말한다면 세가지 이유를 들고 싶다.
우선 체코공화국은 유럽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어 전통적으로 상이한 문화들과 지정학적 이해관계들이 교차하는 지역이다.지난 1천년간의 역사에서 유럽에서 일어난 주요분쟁중 체코가 관련되지않은 사례는 없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유럽의 다른 모든 지역에서 일어나는일들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우리는 그저 받기만 하고 주지는 않는 그런 존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며유럽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를 원하고 있다.
둘째로 우리는 역사적으로 나토 회원국들이 수호하길 원하는 서유럽문명권에 속해 있었다는 사실을 들수 있다.우리는 서유럽의 가치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었다.지난 수세기에 걸쳐 우리는 서유럽문명을 창조하고 발전시키는데 기 여해왔다.그런데 왜 우리가 그 문명을 지키는 일에서 제외돼야만 하는가.
세번째 이유는 지정학적인 것이다.우리는 1938년 뮌헨위기를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당시 우리 영토 일부가 우리와는 아무런협의도 없이 히틀러에게 팔아 넘겨졌다.뮌헨조약은 나치에 대항해서유럽문명을 지키려는 노력이 실패한 것을 의 미할 뿐아니라 당시의 유럽집단안보체제가 붕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유럽은 그때문에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유럽에서 소련이 주도권을 유지하는 수단이었던바르샤바조약기구 해체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우리가그렇게 했던 것은 유럽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안보체제에 우리가가입하기 위한 마지막 장애를 제거하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다.그런안보체제가 우리를 거부한다면 우리국민들중 일부나마 나토의 적을제거하는데 기여한 우리가 나토에 의해 벌을 받고 있다는 씁쓸한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며 나토의 존재가치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유럽의 지도를 살펴보거나 역사책을 읽기만 해도 중부유럽에서 평화가 유지되지 않고는 유럽에서 항구적인 평화나 안보.질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체코와 헝가리.폴란드.슬로바키아,그리고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는 유럽문명의 서쪽 변경에 속한다.그들은 공통의 가치와 동일한 전통을 보유하고 있다.더욱이 이 지역은 항상 불안정하고 민주주의.시장경제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발칸 지 역및 유라시아 지역과 인접해 있다.한마디로 이 지역은 유럽안보에 핵심적인지역이다.
따라서 나토가 이들을 최우선 가입대상국으로 간주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필연적인 일이다.
[정리=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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