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이혼하는 부모늘어나/애꿎은 소년가장 “양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쉽게 헤어지는 세태반영/부모사망·노령원인은 되레 감소/올 6월말 현재 총 7천3백39명
부모의 무책임으로 인해 어린나이에 생계를 짊어져야 하는 소년소녀가장이 늘고 있다.
부모가 사망하거나 노령으로 인해 생계능력을 상실하는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생기는 소년소녀가장은 줄었으나 부모의 이혼·가출·복역 등으로 발생하는 소년소녀가장은 최근들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쉽게 만나 쉽게 헤어지고 사회적 책임에 무감각한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핵가족 가정의 해체를 예고하는 증후군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23일 보사부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소년소녀가장은 6월말 현재 7천3백39명으로 지난해 7천89명보다 2백50명이 늘어났다.
올들어 6개월간의 증가수는 91년의 증가수 2백6명,92년 증가수 1백87명 등 최근 매년 한해에 발생한 소년소녀가장 수보다 많은 것으로 소녀소녀가장이 급증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들의 발생원인을 보면 부모의 가출·행방불명이 2천1백28명,이혼·재혼이 1천1백5명,복역 등이 2백36명으로 부모의 무책임으로 인한 소년소녀가장이 전체의 47.2%을 차지해 91년 43.8%,지난해 46.2%에 비해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모의 가출·행방불명의 경우 91년 1천8백59명에서 올해 2천1백28명으로 2백69명이,부모가 이혼 또는 재혼한 경우는 91년 1천16명에서 올해 1천1백5명으로 89명이 각각 늘어났다.
특히 부모의 형무소 복역 등 이유로 소년소녀가장이 된 사례는 91년 1백53명에서 올해 2백36명으로 54%나 증가했다.
반면 자연현상인 부모사망의 경우는 91년 3천4백55명에서 올해 3천4백34명으로 줄어들었고 부모가 노령으로 인한 생계능력 상실은 91년 30명에서 올해 29명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