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성펄사.블랙홀 관심대두-노벨물리학상 계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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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별의 시체」가 최근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별로서는 살만큼 살고 사망(소멸)상태에 이르렀다해서 시체로 불리는 중성자별.블랙홀등이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중성자별은 93년 노벨물리학상의 주제가 되는 바람에 다시한번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블랙홀의 신비는「휠체어의 천재」스티븐 호킹박사가 예견했던 것으로 최근 학자들에 의해 그의 이론이받아들여지면서 계속해 주가를 올리고 있다.중성 자별과 블랙홀은별의 진화계통으로 볼때 超新星의 후예로 형제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셈이다.천문대 朴碩在박사의 도움말로 이들에 대해 알아본다.
▲쌍성계내의 펄사=올해 노벨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美國의 헐스와 테일러는 이 쌍성계의 펄사를 처음으로 발견,중력파의 존재를간접적으로 증명했다.펄사는 강력한 빛의 박동(pulse)을 내보내는 중성자별,雙星은 서로 인접해 있는 두개의 별을 가리키는말이다.중력파란 질량이 움직일때 발생하는 일종의 파동.예컨대「바이 바이」하고 손을 흔들어도 이론(일반상대성)상 중력파가 나온다. 그러나 이 중력파는 매우 미약한 것이어서 지구에서 검출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힘든 일이었다.
중력파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세계의 물리학계가 여전히 헤매던 지난 74년 헐스와 테일러는 南美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천문대에 있었다.이 천문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직경 3백5m의 전파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헐스와 테일러가 이 전파망원경으로 이때 관측한 것이 바로 쌍성계내의 펄사.중성자별 2개(이중 하나는 펄사)가 서로 마주한형태였다.이 두 중성자별은 빠른 속도로 자전하며 동시에 서로 꼬리를 물을듯 공전하고 있었다.중력파의 존재를 입증하는 단서가나온 것은 이들 쌍성의 공전패턴에 대한 연구에서였다.측정결과 매년 이 쌍성의 공전주기는 0.000075초씩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전주기가 짧아진다는 것은 두 별이 공전에너지를 점차 잃는다는 것을 뜻하는데 서로 마주한 중성자별이 공전에너지를 잃는다는것은 이 경우 바로 중력파의 방출을 뜻하는 것이었다.이후 학자들의 계산에 의해 중력파의 방출과 공전에너지의 소실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홀=90년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는 스티븐 호킹은 일찍이 「블랙홀은 마침내 증발하고 소멸해버릴 것이다」라는 요지의 논문을『네이처』지에 발표한 바 있다.이는 발표 당시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 거의 정설로 굳어가고 있다.
블랙홀은 중성자별보다도 훨씬 밀도가 높아 그 옆에 접근하면 엄청난 중력에 의해 무엇이든 딸려갈 정도의 별.반지름 약 3㎞의 블랙홀이 반지름 약 70만㎞의 태양과 같은 질량이니 그 밀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호킹이 가정한 블랙홀 은 이보다 훨씬 작은 반경 10조분의1㎝에 질량은 1조㎏정도 되는 것.이런 블랙홀은 덩치가 큰 블랙홀과는 달리 입자의 영향이 큰데 입자의 방출에 따라 질량이 줄어들면 온도가 상승하고,온도가 상승하면 다시 입자의 방출이 가속화돼 결국 폭발하고 만다는 것이다. 호킹의 이같은 가설에 따르면 블랙홀은 폭발하면서 고에너지의감마선 분출을 동반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아직 이런 현상은 관측되지 않아 블랙홀 폭발에 따른 감마선 분출의 관측은 그래서 또다른 노벨상 후보감으로 강력히 남아있는 셈이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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